중국을 대표하는 기사들이 대부분 살아남아 한국의 우승 전선에는 먹구름이 드리웠다. 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에 32강전에 16명이 출전했던 중국은 16강에 11명을 올렸으며 여기엔 주요 전력인 구리 창하오 콩지에 천야오예 등 간판급 스타들이 대거 포진했다.

한국도 11명 중 5명이 진출했지만, 한중전으로 펼쳐질 16강은 험난한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강에 진출한 주요 중국 기사들을 만나 32강전에 대한 감상과 16강을 대비하는 과정 등을 들어봤다. 16강전은 곤지암리조트에서 9일 오전 9시 30분부터 펼쳐질 예정이다.

콩지에 9단

- 16강에서 목진석 9단과 만나게 됐다. 어떤 대비를 하고 있나?
상대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아 자세히 이야기 하긴 어렵다. 기보는 본 적이 있는데, 탄탄한 실력이라고 생각했다.
- 지금 컨디션은 어떤가?
잘 쉬고 있어서 아주 좋다.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인물을 다룬 책을 읽으면서 지내고 있다.
- 어제 일본이 전멸했다. 이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일본의 국제 기전 성적이 저조한데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말 그대로 저조한 것은 맞는 것 같다. 적어도 자신들은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 평소 공부량은 어느 정도인가?
‘하루에 몇 시간’ 이런 식으로는 말하기 어렵다. 시합이 많이 없을 때는 연구를 하는데 요즘은 시합이 많아 연구를 많이 하지 못했다.

구리 9단

- 16강에서 안조영 9단과 비씨카드배에 이어 다시 맞붙게 됐다. 어떤 선수로 파악하고 있는가?
비교적 상대하기 어려운 선수라 느낀다. 후반이 매우 강한 것이 장점이다.
- 32강에서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은 구리 9단이 초반부터 우세했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았나?
나는 내가 유리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 비슷했고 접전의 연속이었다. 후반 들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 32강전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이 10번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이세돌 9단의 컨디션은 전혀 나빠지지 않았다. 물론 어제도 그랬다.
- 최근 기풍 변신을 꾀하고 있나?
내가 부진한 건 사실이지만 기풍에 변화를 주고 있진 않다. 단, 왜 성적이 좋지 못할까 분석해보고 있긴 하다.
- 중국 선수들의 성적이 좋다.
16강에 많은 오른 것은 그전에 워낙 중국 기사 진출자가 많았던 때문이기도 하다.
- 이곳 대국장(곤지암리조트)에서 지내기는 어떤가?
풍경이 아름답고 마음에 든다. 편안하게 지내고 있다.

천야오예 9단

- 한국 선수들에게 굉장히 성적이 좋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그런 건 잘 모르겠다. 한국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끝내기가 세고 형세판단이 뛰어난 것 같다. 박정환 8단, 강동윤 9단의 바둑을 보면 나와 전투하는 방식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 가장 까다로운 상대를 꼽는다면?
이세돌 9단이나 이창호 9단은 당장 맞붙어도 이긴다는 자신을 못하겠다. 중국 기사로는 콩지에 9단이다. (구리 9단보다 더 힘든 상대인가?) 콩지에 9단의 기량이 구리 9단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
- 32강전에서 만난 박정환 8단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박정환 8단은 굉장한 실력으로 중국에도 알려져 있다. 나이도 나보다 3살 어리다. 좀더 시간이 흐르면 더 강한 기사가 될 것으로 본다.
- 저우루이양, 퉈지아시, 스위에 등 신예 기사들의 기량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나이는 어리지만 실력들이 세다. 이들은 기량이 서로 비슷해서 누가 더 우세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창하오 9단

- 체육인으로서 유명하다. 방송출연 제의도 많을 것 같은데…
CCTV, 상하이TV, 각종 신문에 출연한 적이 있다. 대회를 우승했을 때의 인터뷰가 가장 많았던 것 같다. 바둑 해설자로도 몇 번인가 출연한 바 있다.
- 이창호 9단과 더불어 30대 이후 꾸준한 성적을 내는 정상급 기사로 알려져 있다. 공부량이 더 많은 것 아닌가?
특별하게 더 하는 것은 아니다. 공동연구 때 많은 기사들이 참가할 때 나도 꾸준히 참가한다.
- 중국기사들이 각종 세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데…
공동연구 덕택이다.
- 일본이 세계대회에서 저조한 이유는 무엇이라 보나?
대체적으로 끝내기들이 약한 것 같다. 대표로 나오는 기사들이 노령화된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이야마 유타 9단은 나이도 어리고 실력도 탄탄해서 기대해 볼 만하다.
-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상대는?
구리 9단이다. 한국 기사 중에는 이창호 9단이 가장 까다로운 상대였다. 예전에는 이창호 9단이 나에게 승률이 좋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비슷해졌다. 그런데 이젠 이세돌 9단이 어려운 상대가 됐다.
- 이곳(곤지암리조트)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나?
산책을 하거나 수영을 한다.

[취재: 박주성,김수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