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왕을 꿈꾼다!

5월 26일 강원도 인제군 만해마을에서 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32강전이 열린다.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의 최정상급 기사 32명이 출전하는 LG배는 매년 치러지는 세계대회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회. 자국과 개인의 명예를 건 뜨거운 반상레이스를 관람하기 앞서 각국의 전력을 살짝 들여다본다.

한국

32강 절반인 16자리를 꿰찬 한국은 수적우위에 놓여있다. 객관적인 상황만 본다면 우승전망이 가장 밝다고 봐야겠는데 최 근래 벌어진 응씨배, 후지쯔배에서 한껏 상승곡선을 그리는 와중이라 그 기세가 LG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우승후보 1순위로는 단연 이세돌 9단이 꼽힌다. 세계대회 4관왕이자 7개월째 한국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이세돌 9단은 현 세계랭킹 1위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각종 기전에서 맹폭을 가하고 있다. 여기에 이세돌 9단을 무섭게 해주고 싶다는 한국랭킹 2위의 이창호 9단도 서슬 퍼런 칼날을 사정없이 휘두르고 있어 본선레이스는 한층 재미있는 구도를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지난대회 결승까지 치고 올라간 LG배 스타 한상훈 3단과 한국랭킹 3위의 박영훈 9단, 2004년 이 대회 준우승에 머문 목진석 9단, 4강 단골멤버 조한승 9단 및 신예군단들의 든든한 뒷받침은 중국과 일본에게 톡톡한 인해전술을 구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한국 다음으로 11명의 기사를 본선32강에 입성시킨 중국은 구리 9단과 창하오 9단의 양날개를 주축으로 기존 강자들인 콩지에 7단, 씨에허 7단 등이 우승에 근접한 층이다.

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낯선 기사들이 대거 본선무대를 밟은 것도 눈길을 끄는데 예선에서 천야오예 9단을 잡은 퉈지아시 3단과 정상급 강자들을 심심치 않게 베어버린다는 리캉 6단이 숨겨진 복병.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LG배 역시 한중간의 힘겨루기가 우승판도를 가릴 것이라 보인다.


일본-대만

통합예선에서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던 일본은 각국에 배정된 4장의 본선시드를 받은 기사들만이 32강에 올랐다. 기성타이틀 보유자인 야마시타 게이고 9단과 명인 장쉬 9단, 천원 고노린 9단, 대회 최고령자이자 50대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조치훈 9단이 출사표를 던진다.

2005년 장쉬 9단의 LG배 우승 이후로 세계대회 정상을 밟지 못한 일본인지라 우승에 대한 열망은 간절하기만 하다. 그나마 순수 일본기사가 우승한지는 1997년 후지쯔배에서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이 우승컵을 안은 이래 10여 년 동안 소식이 끊긴 상태. 야마시타 게이고 9단과 고노린 9단이 일본의 오랜 숙원을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만은 저우쥔쉰 9단이 출전한다. LG배 우승으로 대만 바둑의 영웅으로 떠오른 저우쥔쉰 9단은 결혼 이후 뜸한 성적을 내고 있어 얼마만큼의 활약을 할지는 미지수다.

사이버오로는 26일 32강전 대국과 28일에 이어지는 16강전 대국을 사이버오로 대국실과 LG배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 할 예정이다. 주요 선별 대국은 프로기사의 해설이 곁들여진다.

조선일보가 주최하고 LG가 후원하는 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은 제한시간 3시간에 초읽기 1분 5회이며 돌을 맞힌 사람이 흑백 선택권을 가진다. 결승전은 3번기로 열리며 우승상금은 2억5000만원, 준우승상금 8000만원이다. 한국은 지난 8회 대회 이후 3년 동안 일본, 중국, 대만에 차례로 내줬던 우승컵을 되찾았다.

※각국 본선 시드 명단

한국: 이세돌, 이창호, 박영훈, 목진석, 조한승, 원성진 9단, 한상훈 3단
중국: 구리, 창하오 9단, 치우쥔 8단, 콩지에 7단
일본: 야마시타 게이고, 장쉬, 조치훈, 고노린 9단
대만: 저우쥔쉰 9단

※각국 예선 통과자

한국: 최철한 9단, 박정상 9단, 강동윤 7단, 백홍석 6단, 김지석 4단, 김형환 4단, 김형우 2단, 김승재 初단, 최기훈 初단
중국: 왕레이 8단, 씨에허 7단, 리캉 6단, 왕야오 6단, 스위에 4단, 퉈지아시 3단, 왕타오 2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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