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무봉(天衣無縫)’ 이세돌 9단과 ‘반상의 체 게바라’ 한상훈 2단이 2월 25일부터 LG배 우승컵을 놓고 외나무다리 결투를 벌인다.

잘 알다시피 이번 LG배는 한상훈 2단의 메머드급 돌풍에 눈이 쏠린다. 첫 세계대회 출전인 LG배에서 기라성 같은 9단진들을 줄줄이 물리치더니만 초단 최초로 세계대회 결승 진출이란 역사의 이정표를 만들어냈으니 그야말로 반상의 체 게바라가 따로 없다.

한상훈 2단의 돌풍이 결승에서도 여전한 위력을 과시할 것인지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이에 맞서는 이세돌 9단도 어떤 비책을 들고 나올지 벌써부터 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이세돌 9단은 준결승전에서 후야오위 8단을 물리치고 결승 진출을 확정짓자 한상훈 2단이 결승파트너로 정해졌다는 것에 대해 적잖은 부담감을 드러냈다. “상대가 2단만 됐어도 덜 부담스러웠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리는 모습은 이번 결승전에 임하는 심리적 압박감이 상당하다는 걸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2단이지만 다르게 말한다면 “아직도 2단밖에 안됐는데….”라고 재해석할 수 있겠다.


누가 보더라도 이번 LG배 결승전은 객관적인 전력상 이세돌 9단이 우승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세계대회 3관왕, 국내대회 4관왕에다 한국랭킹은 1위 독주체제로 가고 있으니 한상훈 2단과 어느 정도 중량감의 차이가 난다는 건 누구나가 인정하는 바다.

이세돌 9단으로서는 부담감을 버리고 제 실력발휘를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고 한상훈 2단 역시 자신의 모든 것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다. 전자랜드배 청룡왕전을 우승한 이후 한상훈 2단이 던진 말 한 마디가 무섭다.
“목표는 여전히 우승입니다.”
결승상대가 천하를 호령하는 이세돌 9단이라도 패기에서만큼은 절대 지지 않겠다는 당찬 자신감의 표현은 결승까지 치고 올라올만한 기백이다.

아무튼 팬들은 즐겁다. 3년 동안 우리들의 잔치가 아닌 남의 잔치를 구경만 했던 이방인의 씁쓸한 뒷맛을 모두 털어버리고 이제는 즐겁게 즐길 일만 남지 않았는가.

사이버오로는 25일 10시부터 결승전이 벌어지는 LG트윈타워 현장에서 이성재 8단의 해설로 현지생중계할 예정이다. LG배 세계기왕전은 사이버오로와 LG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