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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서울 서머셋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16강에서 한국 기사들이 대거 8강 무대를 밟으며 LG배 우승컵 탈환에 청신호를 밝혔다.

한국- 이세돌 원톱으로 내세우고 3중 허리로 중원 장악한다!

32강전에서 6명의 기사가 16강에 오른 한국은 ‘센돌’ 이세돌 9단이 왕 레이 8단을 177수만에 흑불계로 제압하고 가장 먼저 승전보를 전했다. 창하오 9단과 맞붙은 32강전에서 엄청난 파괴력으로 가볍게 승리를 얻어낸 이세돌 9단은 왕 레이 8단 역시 초반전투에서 대세를 휘어잡은 이후 백대마를 모두 몰살시키는 끔찍함(?)을 자랑하며 손쉽게 8강 고지를 점령했다.

믿기지 않는 결과도 나왔다. 국내무대에서 종횡무진한 활약으로 큰 기대를 걸었던 ‘세계최강의 초단’ 한상훈 초단은 중국랭킹 1위 구리 9단을 226수 끝에 백불계로 무너뜨리는 대사건을 저질렀다.

한상훈 초단은 구리 9단이 의도적으로 국면을 복잡하게 만들려 하자 전혀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를 택하는 과감성을 보였다. 한상훈 초단의 당돌함에 중국랭킹 1위 자존심이 긁혔을까?
구리 9단은 힘겨루기로 승부를 보겠다는 듯 좌변부터 중앙까지 전 국면을 복잡하게 얽어 나가며 승부를 서둘렀다. 하지만 이런 조급함은 결과적으로 한상훈 초단에게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구리 9단의 흑대마를 집요하게 노려보고 있던 한상훈 초단은 중앙 흑대마가 빈틈을 보이자 카운터 펀치를 힘껏 휘둘렀고 세계최강 초단의 카운터 펀치에 구리 9단은 무려 30개가 넘는 흑대마를 그대로 떨궈버렸다. 세계대회 사상 처음으로 초단이 8강에 진출하는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만 것.

한상훈 초단의 기가 막힌(?) 감동 스토리가 채 가시기 전에 온소진 3단도 연이어 승전보를 울렸다. 한국의 대표급 신예인 온소진 3단은 야마시타 케이고 9단에게 197수 끝 흑불계승으로 한국의 3번째 승리를 장식했다. 온소진 3단은 야마시타 케이고 9단의 공격을 잘 피하면서 지속적으로 실리를 벌어들이는 완벽한 아웃복싱으로 일본 1인자를 완벽히 녹여버렸다.

박정상 9단도 한국킬러로 유명한 씨에 허 6단을 262수 끝에 백불계로 잠재우고 한국의 마지막 8강주자로 이름을 올렸다.

전기우승자 저우 쥔쉰 9단을 물리치고 노장투혼을 보여줬던 조훈현 9단은 후 야오위 8단에게 253수 끝 흑2집반으로 아쉽게 패했다. 조이 사제를 모두 제압하고 8강에 오른 후 야오위 8단은 박정상 9단과 대결하게 된다.

‘승률랭킹 1위’ 목진석 9단은 장쉬 9단에게 265수 끝 흑1집반으로 석패해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초반부터 마지막 종반까지 팽팽한 바둑을 보이며 피를 말리게 했던 두 기사의 대결은 장쉬 9단이 한 발 앞선 종반끝내기로 승리를 잡아냈다. 목진석 9단은 이 대국을 패하며 승률랭킹 2위로 떨어졌고 이세돌 9단이 승률랭킹 1위로 올라서 대조적인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일본- 명예회복을 노린다!


32강전에서 총 5명 중 4명이나 16강에 진출해 대박(?)을 터뜨린 일본은 후지쯔배 준결승에 올라간 장쉬 9단이 LG배에서도 8강에 오르며 세계대회에 강한 기사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조치훈 9단이 류징 8단에게 240수 끝 흑반집으로 져 아쉬움을 남겼지만 천원 타이틀 보유자 고노 린 9단이 중국 차세대 주자 왕 레이 5단을 212수 백불계로 제압하고 8강 티켓을 따내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일본 1위기전 기성타이틀 보유자인 야마시타 케이고 9단은 온소진 3단에게 패하며 여전히 세계대회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후야오위, 너만 믿는다?!

LG배 결승전 단골손님이었던 중국이 8강에 고작(?) 2명의 기사만 생존해 눈길을 끈다. 중국은 후야오위 8단과 류징 8단만이 16강 고지를 넘어섰다. 전기대회 준우승자며 중국랭킹 3위에 올라있는 후 야오위 8단은 여전히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지만 중국내에서 그다지 뚜렷한 성적을 올리고 있지 않은 류징 8단이 16강을 넘어 8강전도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8강전 대국 날짜는 미정이며 대국 날짜가 정해지는 대로 속보로 전한다.



제12회 LG배 8강전 대진추첨결과

한상훈 초단 – 류 징 8단

이세돌 9단 - 장 쉬 9단

박정상 9단 - 후 야오위 8단

온소진 3단 - 고노 린 9단



▲ 모든 공식행사가 끝난 뒤에도 일본기사들은 검토에 열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