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도 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4월 30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예선결승에서 한국은 9명이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중국은 6명, 일본은 류시훈 9단만이 예선의 관문을 뚫었다.

지난 11기 대회보다 2명이 늘어나 비교적 성공한 모습이지만 이미 확정된 6자리 외에 3자리만을 추가해 아쉬움을 남겼다. 총 6국이 열린 한,중전에서 한국은 2승 4패로 다소 밀렸고 두 판의 한,일전에서는 사이 좋게 한 판씩 나누어 가졌다. 일본 대표로 출전한 류시훈 9단이 오랜만에 LG배 본선에 진출해 팬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큰 이변은 없었다. 처음으로 승전보를 전한 선수는 이희성 7단. 프로의 장벽을 뚫고 예선 결승까지 진출해 기대를 모았던 김종해 아마6단을 110수 만에 불계로 눌렀다. 이희성 7단은 국후 “바둑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지만 부담이 많은 승부였다. 만일 진다면 아마기사에게 처음으로 세계대회 본선진출을 허용한 사람으로 매스컴에 이름을 날렸을 것이다(웃음).”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LG배에 처음 올라간 만큼 좋은 성적을 내기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두 판 정도는 이겨보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음으로 초단 라이벌전을 승리로 이끈 한상훈 초단과 온소진 3단 등의 승전보가 들렸다.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한,중전은 한국의 판정패였다. 이성재 8단이 딩 웨이 8단에게 졌다는 소식을 시작으로 류재형 7단, 박승철 5단, 윤혁 5단이 모두 중국기사에 막혔다. 승리가 예상됐던 목진석 9단과 윤준상 6단만이 중 원징 4단과 박문요 5단을 상대로 승전보를 알렸을 뿐이다.

일본과의 대결에서는 안달훈 7단이 유창혁 9단을 누르고 올라온 일본의 나카노 히노나리 9단을 이겨 체면을 세웠다. 김주호 7단은 류시훈 9단을 맞아 힘겹게 싸웠지만 결국 188수 만에 돌을 거두었다. 류시훈 9단은 일본대표 중 유일하게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조훈현 9단은 김광식 3단을 누르고 본선에 올라 건재함을 과시했으며 이영구 6단, 강동윤 5단 등이 형제대결에서 승리해 본선에 올랐다. 화제를 모았던 왕 시 8단과 콩 지에 7단의 대결은 콩 지에 7단이 승리했다.

한편, 중국의 일부 언론에서는 대진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해 한국기원을 언짢게 했다. 한국 선수들에 비해 중국선수들의 대진이 불리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중국은 36명의 기사가 출전했으나 자국선수들끼리 만나는 불운을 많이 겪었다. 예선 결승도 왕 시 8단과 콩 지에 7단의 대결과 함께 두 판이 형제대결이었다. 중국의 상황에서 아쉬운 것은 사실.

한국기원은 이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모든 대진표는 입회인의 입회아래 공정하게 추첨으로 이루어진다. 이번 LG배 조 추첨의 입회는 심종식 6단이 맡았다. 여러 사람이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조 추첨에서 대진을 조작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말 그대로 운이 좋지 않았을 뿐이다.

한국은 시드까지 포함해 총 15명이 본선에 진출한다. 이는 32강 중 절반에 가까운 수이다. 최근 중국세에 밀려 고전하고 있지만 10명이 출전하는 중국에 비해 그 수도 많고 질적으로도 절대 밀리지 않는 구성이다. 3년 연속 외국기사들의 결승 대결을 허용한 한국의 처지에서 이번 12회 대회는 LG배를 찾아올 절호의 기회이다. 예선 진출자 16명과 시드 보유자 16명이 모여 토너먼트를 벌이는 본선은 6월 2일부터 한국의 서머셋 팰리스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조선일보가 주최하고 LG에서 후원하는 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의 우승상금은 2억 5천만원이다. 돌가리기를 맞추는 기사에게 흑백 선택권리가 주어지며 덤은 6집반,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 60초 초읽기 5회다.


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예선 결승 결과







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시드 보유자 (16명)

전기 시드(우승, 준우승): 저우 쥔쉰(周俊勳) 9단, 후 야오위(胡耀宇) 8단
한국(6명):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조한승 9단, 최철한 9단, 박영훈 9단, 박정상 9단
일본(4명): 야마시타 케이고 9단(山下敬吾) , 조치훈 9단, 고노 린(河野臨) 9단, 장 쉬(張 栩) 9단
중국(3명): 창 하오(常 昊) 9단, 구 리(古 力) 9단, 펑 첸(彭 荃) 9단
대만(1명): 저우 커핑(周可平) 4단









▲ 사이버오로 생중계를 위해 본선대국실에서도 대국이 열렸다.







▲ 김종해 아마6단은 아쉽게도 이희성 7단의 벽에 막혀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 사상 최초의 초단 대결을 펼친 한상훈 초단(右)과 윤찬희 초단(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