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충돌이 다가오고 있다. 오는 10월 30,31일 양일간 서울 서머셋팔레스호텔에서 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8강전이 벌어질 예정이다. 최근 세계바둑대회에서 한국바둑이 우승을 차지하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던 시절이 언제였냐는 듯이 한국바둑은 세계대회 우승에 목 말라 있다.

이런 우승에 대한 갈망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은 이창호 9단(75년생)을 비롯하여 조한승 9단(82년생), 홍민표 5단(84년생) 등 3명이 'LG배 우승' 정벌에 나선다.

중국은 지난대회 우승, 준우승자인 구리 9단(83년생), 천야오예 5단(89년생)을 비롯하여 후야오위 8단(82년생), 씨에허 6단(84년생) 등이 우승컵을 넘본다. 여기에 오랜만에 세계무대 8강전에 올라온 대만의 저우쥔쉰 9단이 심기일전하며 틈새를 노리고 있다.

8강전 첫 날은 조한승 9단이 중국 신예강호 천야오예 5단과 맞대결을 펼친다. 세계무대에 자주 등장하는 두사람이지만 막상 이번이 첫 대결. 이 때문에 깊이가 있는 조9단과 투지로 똘똘뭉친 천5단의 충돌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

오랜만에 다시한번 세계 8강에 진입한 대만의 저우쥔쉰 9단은 씨에허 6단을 맞아 제14회 후지쯔배(2001년)의 ‘4강 진입’의 영광을 다시한번 이룰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 저우9단은 수 년간 대만바둑의 1인자 자리를 지켜왔지만 지금까지 세계대회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못한 상황에서 이번에 4강행 티켓을 잡기위해 어떤 전략을 세웠는지 궁금하다.

이에 맞서는 씨에허 6단은 최근 발표된 국내 랭킹에서 콩지에 7단을 따돌리고 랭킹 2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16강전에서 이세돌 9단을 꺾은 기세를 탄다면 저우9단도 고전을 면치못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날에는 이창호9단, 홍민표 5단이 출장한다. 역대 전적에서는 5승 3패로 이창호 9단이 앞서 있지만 역시 세계최강 이창호를 상대로 3승을 거두었다는 것은 ‘큰 한방’이 있다는 것으로 안심할 수는 없으며, 여기에 최근 이창호 9단의 컨디션 난조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9단은 이번 대회에서 황이중 6단, 고노린 8단을 재물로 8강에 올랐으며, 후8단은 조훈현9단, 야마시타케이고9단을 꺾고 8강에 올랐다.

한국이 우승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역시 중국 부동의 1인자 구리9단으로 이에 맞서는 홍민표 5단이 과연 그의 기세를 저지하며 최대의 파란을 일으킬 수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홍5단은 제9회 삼성화재배 32강전에서 구9단에게 패한 경험이 있어 개인적으로는 이번 대결이 설욕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구9단은 박영훈9단, 고근태5단 등 한국기사들만을 재물로 삼아 8강에 올라왔지만 이에 맞서는 홍5단이 중국리그를 통해서 중국 기사들에 익숙해 있다는 점과 무시할 수 없는 ‘큰 것 한방’이 있다는 점이 구9단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조선일보에서 주최하고 LG에서 후원하는 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의 우승상금은 2억5천만원. 사이버오로는 모든 대국을 최철한 9단(30일), 서봉수 9단(31일)의 해설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10월 30일(월) 조한승9단VS천야오예5단, 저우쥔쉰9단VS씨에허6단
■10월 31일(화) 이창호9단VS후야오위8단, 홍민표5단VS구리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