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은 보수적(?) 색채를 띄고 있던 LG배가 올해부터 정말 많이 달라졌다.

LG배의 다소 과격할 만한 변화는 주최사인 조선일보사의 지면은 물론, 제11회 통합예선과정을 통해 이미 상세히 소개되었지만, 5월 15일과 17일 양일에 걸쳐 열리는 본선 32강전과 16강전에 맞춰 다시 한번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달라진 변화에 맞춰, 보는 재미와 승부관점에 더욱 촛점이 맞춰진게 이번 11회 LG배의 특징이라 할 만 하다.

먼저 LG배에 대해 완벽한 이해를 원하신다면 다음의 제목을 클릭하시라, 11회 LG배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파악을 하실 수 있을 것이다.

※참조 : 새롭게 단장하는 세계 최고의 타이틀전 LG배
- 이홍렬(조선일보)

○...구색 맞추기, 아예 없어졌다

조선일보주최 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 32강전과 16강전이 안국동 서머셋 팰리스호텔에서 각각 5월 15일과 17일 열린다. LG배는 2회전(16강) 시드 8명에 유럽,미주가 포함된 전통적인 본선 24강 방식을 고수해오다, 지난 10회대회부터 통합예선을 거친 32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변경된 바 있다.

이번회도 32강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것은 그대로지만, 유럽,미주 대표를 본선시드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짜릿한 승부를 보여주지 못하는 구색맞추기는 없어진 것. 한중일 진출 선수들로서는 추첨에서 유럽, 미주 선수를 만나 1회전을 '공짜(?)'로 먹는 행운도 이제 없어지게 됐다. 1회전부터 모든 판의 짜릿함을 보장하는 것이다.

●...오이밭에서 신발끈 고치지 않기

앞으로 LG배 검토실에서는 대국이 끝나지 않는 한 출전선수의 얼굴은 보기 힘들게 됐다. 대회감독관 제도가 생긴 때문인데 한마디로 불필요한 '오해 없애기'라 할 수 있다. 점심시간에는 감독관이 선수들과 식사를 하며 바둑관련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하며, 또한 검토실은 인터넷 중계 및 복기가 이뤄지므로 선수들의 출입을 금한다는 이야기.

점심시간이 지나고 나서, 혹은 잠깐 머리를 식히러 검토실에 다녀온 후 상대가 갑자기 주도권을 잡는 다면 혹시 무슨 '훈수'를 받지 않았나 무척 의심스러울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세계대회에 참여하는 정상급의 프로들이야 그런게 큰 도움이 될 까 하지만, 승부에 있어 '불필요한 오해요소'를 깔끔하게 없앤 조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품위

행운을 가져다 주는 '꼬질꼬질한 츄리닝'등을 입고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 강력한 제재조항이 아니지만 11회 대회부터는 복장에 대한 권고 조항이 있다. 그 선수는 아마도 주의를 받게 될 것 이다.

11회부터 LG배에는‘단정치 못한 복장 착용을 금지한다'는 조항이 생겼고 '정장과 각국 전통의상'을 권장하기로 했다. 상대 대국자가 한 몇일 감지 않았을 법한 기름지고 떡진 머리와 너무 편한 복장등을 하고 나타났다면, 대국전부터 불쾌하고 혐오스런 감정을 피하기 는 어려웠을 것 같다. 상대에게 '옷 좀 잘 입고 다녀라, 머리좀 감고 다녀라' 며 직접 말하기는 참 '거시기'한 문제였겠지만 아무튼 이런 점을 최초로 직시한 세계대회는 LG배가 최초일 것이다. - 정장차림의 단정한 의복에 매우 익숙한 일본팀에 상당히 유리한 조항이 되지 않을까?

●...한국팀 다양한 인적 구성, 13명 출전

뭐니 뭐니 해도 이게 가장 중요하다. 바로 한국선수들이다. 11회 대회에 참여하는 한국팀의 전체 모습은 한 마디로 균형이 잘 맞았다. 최고령자(조훈현 9단 53세)부터 최연소자(진시영 초단 16세)가 있고, 세계 최정상급의 이창호,이세돌,최철한,박영훈이 포진했으며 작년에 이어 재도전하는 최명훈 9단, '2%를 채우려는' 조한승 8단이 중간을 맡는다.

또한 신천원(新天元) 고근태를 선두로 한 신진그룹은 박승현 5단, 홍민표 5단, 윤준상 4단, 김동희 2단까지 포진했으며 한마디로 '막강 한국'이다.

2006년들어 열린 6차례의 세계대회에서 아깝게 혹은 어이없이 우승을 모두 놓친 한국인지라, 이번 32강과 16강전은 더욱 중요한 의미가 있다.

○...중국 11, 일본 6, 대만 2명 출전

전기 우승 준우승을 차지한 구리와 천야오예, 후야오위, 씨에허 등이 출전하는 중국은 매우 젊고 강력하다. 한국의 세계 최정상급을 만나면 긴장탓인지 실족(?)도 자주했으나 최근에는 그런 경향도 없어졌다. 김성룡 9단이 자주 써먹었던 '새가슴'증후군을 거의 극복한 듯 하다.

일본은 통합예선의 결과가 좋지 않아 총 6명이 출전한다. 조치훈 9단이 출전하며 본인방 다카오 신지의 활약이 기대된다. 대만은 1인자인 저우쥔쉰외에 대만출신으론 사실상 최초로 각국통합오픈예선을 뚫고 올라온 린즈한 7단이 자리잡아 2명이 됐다. 린즈한이 공개된 '다크호스'의 역할을 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5월 15일과 17일 안국동 서머셋 팰리스 호텔에서 열리는 제11회 LG배 본선 32강전과 16강전은 LG배 기왕전 홈페이지(http://baduk.lg.co.kr)와 사이버오로(http://www.cyberoro.com)에서 인터넷 생중계된다.

제11회 LG배의 우승상금은 2억 5천만원.

제11회 LG배 예선 통과자(16명)

한국 7명 : 조훈현 9단, 최명훈 9단, 박승현 5단, 홍민표 5단, 윤준상 4단, 김동희 2단, 진시영 초단
중국 6명 : 후야오위 8단, 딩웨이 8단, 씨에허 6단, 황이중 6단, 왕시 5단, 왕레이 5단
일본 2명 : 황이주 7단, 쑤야오궈 7단
대만 1명 : 린즈한 7단

제11회 LG배 시드 보유자(16명)

전기 시드(우승, 준우승자) : 구리(古力) 9단, 천야오예(陳耀燁) 5단
한국 6명 :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최철한 9단, 박영훈 9단, 고근태 5단, 조한승 8단
중국 3명 : 창하오 9단(常昊), 위빈 9단(兪斌), 저우허양(周鶴洋) 9단
일본 4명 : 야마시타 게이고(山下敬吾) 9단, 다카오 신지(高尾紳路) 9단, 조치훈 9단, 고노린(河野臨) 8단
대만 1명 : 저우쥔쉰(周俊勳)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