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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의 바둑이야기
LG배 출전기사들에게 ‘알파고 바둑’에 대해 묻다
[인터뷰]

29일 가평 마이다스 리조트에서 열린 22회 LG배 32강전에서 본선에 가장 많은 선수(20명)가 출전한 한국은 중국과의 대결에서 1승 7패로 밀렸고, 한일대결에서도 1승 2패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하루 쉬고 31일 이어지는 16강은 한국 7명, 중국 7명, 일본 2명이 8강을 다툰다. 32강에서 20:8로 앞섰던 한중간 균형은 단숨에 7:7로 같아졌다.

32강전 중 가장 먼저 끝난 판은 오후 1시반 경 강승민 5단 대 천야오예 9단 전이었다. 나란히 검토실에 들러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스포츠 경기에서처럼, 주최측에서 승자든 패자든 대국이 끝나는 대로, 짧게나마 속속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려 애쓴 점이 예년과 달리 돋보였다.

▲ 개막전에서 대결한 천야오예 9단(왼쪽)과 강승민 5단. 인터뷰도 나란히 응해주었다.


천야오예 9단

- 알파고와 상담기를 둔 뒤 바로 한국에 왔는데 피곤하지 않느냐?
“피곤하진 않다.”

- 알파고와 직접 상담기를 둬본 게 도움이 되었느냐?
“상담기 둔 걸로는 특별히 도움되진 않았다. 알파고끼리 둔 50판을 다 보면 도움이 될 거 같다.”

- 중국이 32강전에서 많이 이겼다. 지난해에도 중국선수끼리 결승을 다퉜는데, 올해도 우승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는가?
“거기까진 아직 생각 안해 봤다. 아직 초반전이고, 지금은 내 바둑에만 전념할 뿐이다.”

- 이번 대회 중국선수 중 최연장자다. 89년생에게 어느새 최연장자란 말을 하게 되었다.
“중국에 어린 기사 워낙 많고 다들 잘 둬서 이 상황에 익숙하다.”

- 아무래도 알파고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과 3점 치수 설이 나돈다. 인정하느냐?
“3점은...말이 안되고 2점도 아닌 거 같다. 맞두어선(호선) 확실히 밀리고, 정선은 둬봐야 알 거 같다.”

강승민 5단

- 첫 출전인데 아쉽게 되었다. 긴장했나?
“바둑이 나쁘다고 안봤다. 버텼어야 했는데 편히 두다가 집부족에 걸렸다. 천야오예 9단이 특별히 강하단 생각은 않았다. 상대를 의식했다기보다는 실전이 부족하여 준비를 더 못한 게 아쉽다.”

- 알파고 바둑을 보고 느낀 점은?
“너무 세다. 이전 버전보다 사고가 유연해졌다.”

- 천야오예 9단은 다른 기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알파고의 실력을 과대평가하지 않는 듯하다. 2점은 아닌 거 같다고 하는데, 만약 알파고와 둔다면 치수가?
“난 천야오예와 둬도 2점 깔고 둬야할 거 같다” (웃음)

▲ 김정현 6단에게 이긴 저우루이양 9단. 지난기 준우승자다. 알파고의 수들을 많이 들고나와 '중국의 알파고 기사'로도 불린다.


저우루이양 9단

- 오늘 둔 김정현 6단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가?
“한국리그 기보를 많이 보니까...속기가 강한 기사로 알고 있다.”

- 저우루이양 9단은 한국에서 ‘중국의 알파고 기사’로 불린다. 알파고의 수법을 가장 많이 구사하는 기사로 인식돼 있다.
“(웃음) 실험하는 과정에 있고, 알파고의 수법에 대해 호불호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오늘 한국기사들도 많이 따라하는 걸 봤다.”

- 저우루이양 9단이 알파고 수들을 다른 기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구사하는 게 ‘영국행’과 관련 있다는 풍문이 있다. 알파고의 비밀 스파링 상대였다는 소리가 들린다.
“(영국행에 대해) 누구한테 들었느냐? 그런적 없다.”

- 알파고의 3점설에 대한 견해는?
“이세돌 때의 버전과 커제 때의 버전이 3점 차이라는 말은 들었다. 인공지능은 우세하면 물러서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가 따라잡히게 되는데, 인간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두고 특히 비세일 때 더 적극적으로 두기에 상황이 다를 거 같다. 선에는 사람이 거의 안될 거 같고, 2점이면 둘만할 듯한데 승부를 논하기에는 안둬봤으니까 확단하지 못하겠다.”

▲ 2점에 전재산을 걸라고 한다면 알파고에 걸겠다고 밝힌 김지석 9단. LG배에선 아직 우승이 없지만 19회 때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언제 봐도 참말 해맑다.


김지석 9단

상대한 홍기표 8단은 통합예선에서 반집으로 본선에 올랐으나 김지석 9단에게 반집으로 져 탈락했다. 가끔 한방씩 터뜨려주는 기사라 중일 선수와 만났으면 어땠을까 아쉬웠다. 그런데 304수 만에 흑 반집승을 거둔 김지석 9단의 표정에서 더 아쉬움이 묻어난다. 아마 오늘 바둑이 불만스러웠나 보다.

- 오늘 종반에서 많이 따라잡혔다. 결과가 아슬아슬하게 났는데...
“많이 좋아서 안전운행하다가...”

- (옆에서 누군가) 알파고처럼 물러서다가 그랬다는 얘기인데...기왕 알파고 얘기가 나왔으니 ‘3점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나라 대다수 기사의 의견은 선에도 힘들다. 2점이면 해볼만하다 말한다. 저우루이양 9단도 한국기사들과 비슷한 의견이고...
김지석 9단은 알파고의 실력을 후하게 보는 대표적인 기사 아닌가. 2점이면 해볼만하다 그랬다가 ‘전재산을 걸면...’이란 단서를 달자 입장을 바꿨다는 말을 들었다. 풍문인가? (웃음)

“전재산이랄 게 없어서...”

- 3점은 좀 말이 안되는 거 아닌가?
“3점은 말이 안되지...않는다. ^^;; 걸만한 재산은 없지만 그래도 걸어야 한다면 2점에는 알파고에 건다.”

- 알파고 영향으로 바둑판도가 달라질 거 같은데, 이전과 어떤 차이 있을까?
“아무래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수법들이 많이 달라질 거 같다. 다들 약간 혼란스러울 거 같다.”

- 근래 페이스가 좀 주춤한 거 같다.
“전과 비슷하게 열심히 두고 비슷하게 공부도 하는 거 같은데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다. 언젠가 다시 좋은 때가 한번은 오지 않을까...”

▲ LG배 삼세번째 본선무대에 오른 김명훈 5단. 이번엔 뭔가 보여줄 시기가 왔다.


김명훈 5단

32강 개막전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과 싸운 선수 중 우리팀에 첫승을 안겨준 선수. 언제봐도 늘 싱글벙글 선한 웃음을 짓고 있어 마음을 산뜻하게 해주는 기사다.

- 중화타이베이의 일인자, 샤오정 하오 9단 바둑실력은 어떻던가?
“...저랑 비슷하다...”

- 아직 신예기사 이미지가 강한데 LG배에서만 3번째 본선에 나왔다. 이번 목표는?
“재작년 16강에 한번 들었다. 삼세번이라 했는데...일단 한판 더 이기는 게 당면 목표다.”

- 오늘 알파고 수법을 한번 써볼 의향 없었는지?
“흑을 잡으면 써보려고 했는데 백을 잡았다. 흑으로는 판을 넓게 짤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바둑에서는 몇 번 써보긴 했지만, 실전이었고 백으로는 한번도 해보지 않아서 떨려서 못뒀다.”

- 알파고 바둑을 본 느낌은?
“새로웠다. 이런 수도 있구나...오늘 32강전에서도 3-3 많이 봤다.”

▲ 예상도 했고 기대도 했지만 근래 몰라보게 쑥 성장한 신진서 8단. 한국바둑의 성적을 책임져야할 위치에 섰다.


신진서 8단

워낙 어릴 때부터 봐와서인지 여전히 어린 기사거니 여겼는데 어느새 180cm까지 불쑥 커 있었고 목소리도 변성기를 거쳐 굵고 묵직해졌다. 실력도 한국랭킹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안성준 7단과 개막전을 뒀다. 한국랭킹 8위 안성준 7단 또한 우리끼리 붙기엔 대진운이 아쉬운 선수였다.

- 오늘 전반적으로 알파고 수법이 많아 화제다. 안성준 7단과의 바둑에서 알파고 수법을 썼나?
“비슷한 거 좀 썼다. 알파고가 없었으면 영원히 안 썼을 수를 오늘 한번 썼다.”

- 알파고의 수법을 무작정 쓰진 않을 테고 이해했기 때문에 쓰는 거 아닐까?
“다 이해했다기보다...내가 당해 보니까...몇 번 두다 보니까 좀 알게 되는 듯하다.”

- 알파고 바둑, 어떻게 봤나?
“마스터 버전이 나오기 전엔 선에 둬볼만하다는 생각이었는데 커제 9단과 둔 버전을 보니까 선에는 자신이 없어졌다. 자존심 있으니까 3점까지는 피하고 싶고...2점도 자신 있다기보다는...그냥 2점 정도로 생각하고 싶다.”

-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맞설 때만큼 이번에 커제 9단이 치열함이랄까, 필승 의지가 좀 덜했던 것 같다는 평이 있다. 신진서 8단이 그 자리 있었다면 어떤 점이 좀 달랐을까.
“이세돌 9단 때는 알파고의 전력이 베일에 가려진 상태였고, 커제 9단은 만천하에 괴력이 드러난 알파고를 상대했다. 이런 상대를 맞으면 아무래도 이길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기 쉽지 않을 거 같다. 저라면. 게다가 마스터 버전 때보다 좀더 정밀해졌을 테니 아무리 커제 9단이 심리적으로 강하다 해도 부담을 떨치기 쉽지 않았을 거다.”

- 커제 9단은 알파고를 바둑의 신이라고까지 추어올렸다. 약점이 그렇게 없나?
“사람과의 바둑과 비교하면 약점이 없다. 인공지능끼리 둔 바둑을 보면 약점이라고 할만한 점을 몇 판 보긴 했는데...내 실력이 약해 그 약점을 정확히 집어낼 순 없다. 게다가 자기들끼리 둔 바둑이 속기인 거 같은데, 그 탓일 수 있다. 뭔지 모르겠지만 약간 느슨한 수가 좀 보인다.”

- 올해 몽백합배에는 일본의 인공지능바둑 딥젠고가 출전한다. 인간대회에 인공지능을 참가시키는 걸 어떻게 생각하나?
“인공지능이 인간들이 두는 정식대회에 나오는 데 찬성하지 않는다. 굳이 인공지능과 둔다면 별도 이벤트로도 가능하다.”

- 아직 본인에게 부족하다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알파고 수준까진 가기 힘드니까 현재 가장 센 일인자와 비교했을 때 정밀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 일인자라면 커제를 말하는 건가, 박정환을 말하는 건가?
“둘 다 실력은 비슷한 거 같다.”

- 세계대회 결승 문턱에서 필승바둑을 경솔해 그르친 뼈아픈 경험이 있다. 특히 지난해 LG배 준결승에서 당위페이 9단에게 내준 바둑은 두고두고 아팠을 거다. 좀더 신중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신중하려 애쓰고 있다. 바둑을 둘 때마다 손이 먼저 나가지 않게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스스로 다잡는다. 이런 마음가짐 덕인지 좀 나아진 거 같다.”

- 이번 대회 목표는?
“세계대회 성적은 가는 과정에서 누구랑 두느냐에 따라 변수가 많다. 가는 과정이, 과정 자체가 더 중요하기에 결승에서 누구랑 만나고 싶다는 생각 같은 건 하지 않는다.”

▲ 일본이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그런가. 일본기사들을 보면 참 겸손하고 신중한 느낌이 절로 든다. 일인자라고 다르지 않다. 이야마 유타 9단은 특히 더 그랬다.


이야마 유타 9단

- 한국의 이영구 9단과 4년 전에 이어 두번째 만났다. 그때는 LG배 16강에서 만나 백 1집반을 이겼고, 오늘 또 이겼다.
“강한 선수다. 초반 어려웠는데 중반에 상대의 실수가 나오면서 이길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운이 따랐다.”

- 일본 일인자로서 세계대회에 나오면 아무래도 부담을 많이 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4년전 이 대회에서는 8강에서 떨어졌다. 일단 31일 16강전에 전력을 다하고, 목표는 4년전 8강에 들었으니 그걸 넘어서는 걸로 잡고 싶다.”

- 일본 국내기전 일정 탓으로 세계대회에 자주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이 점을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다. 일본바둑의 분발을 위해서라도 좀더 세계대회 비중을 늘릴 생각은 없는가?
“국내기전 일정이 바빠서 세계대회에 몇년 못 나왔다. 그나마 올해는 많이 나갈 수 있는 편이다. 나 자신도 아쉽게 생각하기 때문에 내년부터라도 더 많이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일본의 세계대회 부진이 제한시간이 긴 이틀바둑에 주력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일본에서도 이틀바둑은 한정된 일부 기전에서 두어질 뿐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일본기전은 제한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일본의 성적부진은 그 탓이 아니고 실력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한중에 비해 층이 엷기 때문이다. 실력적으로."

- 여기서 층이라면 젊은 층을 말하는 건가? 그렇다면 일본의 신진기사들이 한중과 대등해지려면 몇 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는가?
“딱 몇 년...이렇게 단정지어 말하긴 어려우나 많은 시간이 걸리 것이다. 그렇지만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이 등장했고 많은 영감을 얻을 것이므로 앞으로 기대하고 있다.”

- 그렇지 않아도 물어보고 싶었는데 알파고 얘기를 하시니...어떤 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는가?
“무엇보다 바둑이 안정적이다. 또 하나 강력하게 받은 인상은, 필요없는 돌을 계속 버린다는 점이다. 사람이라면 살리고 싶은 마음이 당연히 드는 돌도 아낌없이 버린다. 전체적인 형세판단이 밝아서 가능할 것이다. 계산이 뛰어나다.”



- 가슴에 달고 있는 배지(badge)는 뭔가?
“일본기원 국가대표 배지다.”

- 항상 국가대표 연구회에 나가서 젊은친구들이랑 연구하나?
“기본적으로 일본 국가대표팀은 도쿄에 거주하는 기사 중심으로 상시 운용한다. 나는 오사카에 거주하기 때문에 참가할 수 있을 때만 한다.”

- 국가대표 참가는 일인자로서의 의무감, 책무감 같은 것도 있나?
“내 자신 공부를 위해서도 있겠지만 그런 면도 있다.”

▲ 이번 대회 베스트 드레서상 감이다. 고려시대 복장을 하고 대국에 나선 최철한 9단은 연령적으로 세계대회에 도전할 수 있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이번 대회가 그 기회라고 말한다. 늘 느끼는 거지만, 바둑도 인터뷰도 시원시원하다.


최철한 9단

- 송아지 3총사의 ‘절친’ 박영훈 9단과 본선 1회전에서 만났다. 이런 대결은 특히 더 곤혹스러울 듯하다.
“그렇긴 하다. 아마 오늘 내가 이겨서 통산전적 20승20패로 다시 균형을 맞추었을 것이다. 둘 사이는 둘 때마다 예전 밀고 당기고, 이런 기분이 되풀이되는 기분? 데자뷰(기시감) 같은 기분이 든달까...

- 의상이 눈길을 끈다. 고려시대 복장이라고 하던데 의도적으로 구한 생활한복인가?
“애초 의도하여 구한 건 아니고...일본 페어바둑대회에 갈 때 주최측에서 각 나라 전통복장을 입고 와 달라고 주문해서 알아보다가 구한 옷이다.”

- 세계대회 성적이 그간 좀 뜸했다.
“세계대회 출전 자체가, 오랜만에 나와서...애 낳고 난 뒤 전력투구할만한 마음가짐이 못되었던 거 같다. 지금이 기회다. 아직은 우승할 수 있다는 기분 갖을 수 있는 나이고...그렇지만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집중해야할 시기다.”

- 앞으로 알파고 수법을 써볼 의향은?
“기회가 오면 쓸 수 있을 거 같은데 연구가 상대적으로 덜 돼 있어서...돼 있는 기사에겐 못쓸 거 같다. 알파고의 바둑을 더 검토를 해봐야 자신이 설 거 같다.”

- 알파고 바둑을 본 기사들은 다들 이구동성으로 신선하고 새롭다고들 한다. 최철한 9단은 어떤 점을 느꼈나?
“아직 10국밖에 못 봤지만, 더 창의적으로 둬야겠다. 원래 내 바둑이 중앙 주도권을 잡으려고 신경 쓰는 편인데 알파고를 보고 나니 더 해야겠더라.”

- 중앙이란 영역이 본시 윤곽을 잡기 어려운 부분으로 여겼다. 인간은 중앙의 가치를 정확히 따질 수 없지만 인공지능은 속속들이 스캔을 하기에 가능한 것 아닌가?
“계산이 다 안되지만 요새 트렌드이기 때문에...알파고 대 알파고의 바둑을 보면 주도권, 기세를 무척 중요시하는 걸 알 수 있다. 인간 같으면 섣불리 손뺄 수 없을만한 곳을 막 손빼고 자기가 주도권을 쥐고 나가려고 하는 면이 보인다.”

- 최철한 9단의 바둑이야말로 예전부터 알파고 수법과 비슷한 수들을 많이 구사하지 않았나?
“그랬나? (웃음) 내 바둑은 예전보다 지금이 더 자유로워져 있다. 이전에도 정석에서 벗어나려는 발상을 하려 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틀 안에 갇혀 있었다. 이에 비하면 알파고는 틀 밖을 자유자재로 휘젓고 다닌다. 더 창의적으로 둬야겠다고 말한 면이다.”

- 중국이 우리보다 포석에서 앞섰다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중국바둑이 우리보다 알파고에 좀더 근접한 수법을 보인 듯하다. 일설이긴 하나, 중국기사들이 알파고 스파링파트너로 고용되었기에 알파고에 대한 정보와 대국기회를 먼저 얻을 수 있었고, 그랬기에 가능했다는 추측도 있다. 알파고의 영향으로 바둑계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나?
“속사정은 모르겠고, 중국의 인공지능바둑이 우리보다 훨씬 발전했고 그 영향인지 우리보다 좀 먼저 알파고를 연상케하는 수법을 따라한 거 같긴 하다. 그렇지만 오픈된 이 상황에서는 누가 더 활용하느냐의 문제이고 따라가는 건 결국 시간문제라고 본다. 포석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어서 특히 공부량이 많지 않은 나같은 사람은 곤혹스러운 점이 있긴 한데, 계속 따라가야 하니까...못따라가면 뒤처지니까 연구하고 공부해야한다. 초반에 할 수 있는 구상 자체가 많아졌으니까, 그래서 변화가 좀 많아졌지만...누가 먼저 연구를 해서 이득을 볼 순 있겠다. 하지만 결국은 끝에 가서 만나게 될 거니까 실력 판도가 획기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을 거 같다.”

- 마지막으로 누구에게나 물어본 질문이다. 알파고와 인간 고수의 기력 차이를 어느 정도로 보고 있나?
“3점까지는 아니고 2점과 3점 사이 같다. 인공지능은 실수를 안하고 인간은 감정의 기복이 있다. 따라서 2점에도 인간의 감정 기복, 이에 따른 실수가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거 같다.”

▲ 특별히 포토존에서 한컷. 역시 시원하게 응해준다.




세계대회 사진촬영 허용시간 시작할 때 15분만 준다. 점심시간도 없는 데다 대다수 종국하는 대로 자리를 뜨기 예사다. 이번처럼 1,2회전이 연속될 경우 선수들과 1회전 뒤 인터뷰를 나누기가 무척 어렵다. 다들 다음 대국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패자를 붙들고 뭘 물어보기도 어색하다.

2회전이 끝났다고 인터뷰 시간이 따로 마련되는 것도 아니다. 그때는 또 그때대로 서둘러 귀가하거나 대국장을 벗어나버리기 다반사기 때문이다. 요새는 바둑리그처럼 출전조건에 '종국 후 인터뷰 필수조항'을 아금박아 넣기도 한다. 바둑대회를 취재하면서, 좀 귀찮고 힘들더라도 우리도 스포츠경기처럼 종료 후 인터뷰시간을 가졌으면 참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긴 사람이든 진 사람이든 팬들과 바둑붐 확장을 위해...자꾸 기전이 줄어드는 걸 그저 스폰서 부재 탓으로만 돌릴 때가 아니다.

그러던 참에 한국기원 기전사업팀이 이번 LG배에서 32강 대국을 마친 기사들을 속속, 손을 잡아끌어 기자들이 있는 검토실로 모셔왔다. 응하는 기사도 있었고 불편해하는 기사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풍토를 만들어보자는 시도에 한표를 던진다. 인터뷰 잘하기로 소문난 강동윤 9단의 경우, 일부러 검토실까지 온 뒤 오늘은 너무 피곤해 그러니 16강 뒤 하고 싶다고 양해를 구한 뒤 방으로 올라갔다. 이럴 땐 또 미안하다. 그러나 응했건 않았건 팬들을 위한 선수들의 마음씀이 고맙다. 팬들께서 항상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기자들도 열심히 분발하겠다.

김성룡의 썰전○●알파고가 LG배를 지배하다 ☜ 이 기사와 같이 보면 좋을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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