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랭킹 3위의 자존심은 죽지 않았다!

3월 21일 서울 SOMERSET PALACE 호텔에서 벌어진 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3번기 2국에서 후야오위 8단이 저우쥔신 9단을 260수 끝에 흑 반집승으로 물리치고 1-1 타이를 만들었다.

결승2국은 저우쥔쉰 9단에겐 통한의 한 판이었다. 저우쥔쉰 9단은 초반 포석에서 후야오위 8단의 이상감각을 틈타 단숨에 우위를 잡은 뒤 중반까지 노련한 국면운영을 보이며 여유 있게 앞서나갔다. 사이버오로 해설을 맡은 이민진 5단과 최규병, 루이 9단 등 검토실에 모인 프로기사들은 저우쥔신 9단이 실리로 15집 이상은 너끈히 앞서 있다며 저우쥔신 9단의 무난한 승리를 점쳤다.

그러나 첫 세계대회 우승이란 가슴 벅참이 눈을 흐리게 했을까? 골문 앞까지 와 1:1 찬스까지 만들어 놓은 저우쥔쉰 9단이 결정적인 순간에 평정심을 잃어버리고 골키퍼 정면으로 슛을 때리고 말았다. 사이버오로 해설을 맡은 이민진 5단은 “172의 수가 이해할 수 없는 수로 패착의 오명을 벗을 수 없다. 1~2집 정도의 손해라면 백이 당해줄 수 있었지만 이 한수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한 수읽기 착각이었다. 역전을 한 뒤 후야오위 8단은 냉정하게 마무리로 극적인 반집승을 거뒀다.”며 대역전극을 평했다.

저우쥔쉰 9단은 역전을 당한 후 믿기지 않는 듯 연신 부채질을 하며 얼굴에 붉은 홍조를 띠었다. 반대로 후야오위 8단은 대국이 끝난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복기 내내 자신의 머리를 긁적였다. 중국 단장으로 온 왕이 5단은 중반까지 후야오위 8단의 필패 국면으로 흘러가자 내내 굳어진 표정으로 검토실 모니터를 지켜봤지만 바둑이 극적인 역전극으로 끝나자 곧장 대국실로 달려와 밝은 웃음을 지었다. 약 30분간의 복기가 끝난 후 후야오위 8단은 몰려오는 피로를 이기지 못하는 듯 기자들의 인터뷰를 거절하고 바로 대국장을 떠났다.

결승2국이 벌어진 SOMERSET PALACE 호텔에는 많은 취재진들이 모여들어 한산했던 결승1국과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대만 언론사도 대국장에 속속 모습을 드러내 이채를 띠었다.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홍관(宏觀)TV, BCC 대만 라디오 방송사 등 현지 언론사들은 이번 LG배가 대만에서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주요 포털사이트 스포츠면에는 저우쥔신 9단의 LG배 결승1국 승리 소식을 메인기사로 내보내며 ‘대만바둑 역사가 새롭게 써진다’는 화려한 수식어로 저우쥔신 9단의 LG배 활약을 크게 보도했다. 중앙통신사(CNA) 짱웬천 기자는 “저우쥔신 9단이 대만에 도착하면 대대적인 환영행사가 있을 것이다”며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이로써 LG배 결승3번기는 최종 3국, 단판 승부로 2억 5천만원의 주인공을 가리게 됐다. 결승3국은 22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며 시상식은 23일 대회 주최사인 조선일보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조선일보가 주최하고 LG에서 후원하는 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의 우승상금은 2억 5천만원이다. 제한시간은 각 3시간 60초 초읽기 5회.

(사진제공:월간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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