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마음이 놓인다. 오늘은 꼭 이기고 싶었는데, 많이 기쁘다.”
바로 전에 여자기성전에서 우승을 놓쳐서, 멘탈 관리를 더 해야 했다. 올해 마지막 대국에서 이겨서 기쁘다.”

불과 사흘 전, 11살 어린 이인자 김은지 9단과의 결승전에서 져 우승을 놓쳤다. 아픔을 삭일 시간조차 허락받지 못한 채 임해야 했던 또 하나의 대국, 여자국수전 결승최종국에서 승리하고 싶다는 간절함은 말할 필요조차 없었다.

최정은 22일 서울 성동구 바둑TV스튜디오에서 끝난 제28기 하림배 여자국수전 결승3번기 3국에서 한국 여자랭킹 3위 김채영 8단에게 235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하며 2-1로 우승했다. 통산 여섯 차례째 여자국수전 정상 정복이다.

최종국은 중반 초입까지 서로 큰 집 없이 주도권 쟁탈전이 치열했다. 우상 패공방을 거치면서 최정이 두터워지며 앞섰다. 상변에서 중앙으로 뻗어가는 중앙전이 희망일 수 있었는데, 김채영은 좀처럼 역습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 사이 점점 바둑판이 좁아져갔다. 최정은 후반 들어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김채영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변수가 모두 사라지자 김채영이 돌을 거두었다.

내용에 대해 최정은 “중반까지 어렵다가, 중앙에서 백 대마를 에워싸면서 백이 양쪽으로 엷어졌다. 제가 좌변을 지키면 우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되돌아 봤다.

“오늘로 올해 대국이 다 끝났다. 술 한잔 할 것 같다.”고 홀가분한 심경을 밝힌 최정은 “지난 여자기성전 패배는 괴롭긴 했지만 승부를 하는 직업이기에 이기고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여자국수전) 결승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집중하자고 생각했다.”며 며칠 전을 회상했다.









제28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은 지난 7월 한국기원 소속 여자프로기사와 37명과 아마여자국수전 입상자 4명이 출전한 가운데 예선전을 치러 12명이 본선에 올랐다. 본선은 전기 대회 4강(최정, 김혜민, 김다영, 김채영)이 합류해 16강 본선 토너먼트를 치렀다. 결승3번기를 거친 끝에 최정이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