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준 9단이 결승1국 역전패의 아쉬움을 씻어내고 2국에서 시원하게 승리했다.
14일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내 교육관 특설대국실에서 펼친 제3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3번기 2국에서 신민준은 흑으로 승리하며 중간전적 1-1을 만들었다.
2국이 시작되자 초반부터 신민준은 앞서 나갔다. 이틀 전 역전패의 충격을 잘 극복하고 기운을 차린 듯했다. 우변에서는 백의 양곤마를 리드미컬하게 몰았고, 상변에서 이치리키 료가 영양가 없는 곳을 건너는 등 제자리 걸음을 하는 사이 중앙 흑을 완생시켰다.
이치리키 료의 마지막 승부수라 할 좌변 침입이 어떻게 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었는데 신민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이치리키 료가 반집 우세한 상황까지도 왔다. 그랬는데, 극적으로 이치리키 료에게서 믿기지 않는 패착이 나왔다. 188수가 그것. 이적수였다. 검토실에서도 탄성이 터져 나왔다. 신민준은 백 사이의 연결을 강요하며 끝내기로 득을 보아서, 적어도 5집 이상 앞서 가게 되었다. 그렇게 바둑이 끝났다. 후반에 좀 아슬아슬했지만 신민준은 최종국으로 승부를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 국후 신민준은 "전반적으로 형세가 계속 좋았는데 쉬운 실수를 몇 차례 하면서 만만치 않아졌다. 거의 마지막 순간에서야 승리를 확신했다"며 "그저께 대국은 지면 안 됐던 바둑이었는데 다행히 1국이라 아직 기회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바둑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최종국에서는 실력을 다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결승2국] 이치리키 료-신민준(승).
우승이 결정되는 3국은 15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
그동안 한국은 29번의 결승 중 20번 결승에 올라 14회 우승을 차지했고, 일본은 세 차례 결승에 올라 왕리청 9단(2회)과 장쉬 9단(9회)이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두 기사 모두 일본기원에 적을 두고 있지만 대만 출신으로, 순수 일본 출신 우승자는 아직 탄생하지 않았다.
30주년을 맞은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은 우승자의 연패(連霸)를 허용하지 않는 대회로 유명하다. 전성기 시절 최다 우승 기록(1·3·5·8회)을 보유한 이창호 9단과 현 세계 최강자 신진서 9단(24·26·28회)도 연속 우승에는 실패했다. 우승자가 차기 대회 결승에 오른 기록도 30년간 단 두 번(이세돌 12회 우승·13회 준우승, 쿵제 14회 우승·15회 준우승)밖에 없다. 지난 대회 챔피언 변상일 9단도 이번 대회 4강전에서 탈락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조선일보사가 주최하고 (주)LG가 후원하는 제3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의 우승 상금은 3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 신민준이 대국 전 눈을 감고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 김기용 심판의 개시 선언에 맞춰 2국이 시작됐다.
▲ 일본 이치리키 료 9단은 2024년 바둑올림픽으로 불리는 응씨배(제10회)에서 우승해 일본 바둑계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현재는 일본 국내기전 5관왕(기성·명인·왕좌·천원·본인방)으로서 일본 바둑계를 평정하고 있다.
▲ 바둑팬들을 위한 공개해설이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1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관 내부의 모습이다.
▲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더피를 떠올리게 하는 작호도.
▲ 한국 바둑국가대표팀상비군들이 아침부터 나와 검토에 열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