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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하품하던 양딩신에게 역대급 역전승!
[LG배]

양딩신 9단은 연방 하품을 하고 있었다. 팔짱을 낀 채로 눈은 모니터와 멀어졌다. ‘해볼 데가 아직 더 있나?’하는 표정이었다. 반면 신진서 9단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그럴 만했다. 양딩신은 초반부터 자신의 바둑 역사에서 가장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만큼 좋은 내용으로 리드하고 있었다. 집 차이는 10집 안팎이었고 AI승리확률 평가는 90%를 넘긴 지 오래였다. 변수라고는 신진서가 중앙 흑을 공격하는 것뿐이었는데 수월해 보이지 않았다.

지옥 속에서, 신진서는 하중앙 치중한 뒤 초읽기에 몰린 양딩신의 심장을 시험했다. 절체절명의 승부처에서 양딩신은 우왕좌왕하면서 돌이 끊겨 중앙 대마가 위험해졌다. 신진서는 양딩신의 대마를 잡으며 공배였던 곳에 거대한 집을 만들었다.
이윽고 양딩신이 돌을 거두었다. 신진서는 재빠르게 자리를 떴고 양딩신은 돌처럼 굳은 채 자리를 뜨지 못했다.

▲ 형세가 우세해지자 하품하던 양딩신은 역전패를 하고 난 뒤 넋이 나간 얼굴이 됐다. [바둑TV캡처]


▲ 제26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3번기 제1국
●양딩신 9단 ○신진서 9단
226수 백불계승


▲ 사이버오로가 제공하는 AI '카타고'의 승리확률평가 그래프는 이 바둑의 내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흑의 승리확률이 오른쪽 위로 서서히 올라가 정상에 오른 뒤 곤두박질쳤다.


7일 서울 한국기원과 베이징 중국기원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열린 제26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3번기 제1국에서 신진서가 양딩신에게 226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했다.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서 해설한 문민종 5단은 “양딩신 9단으로선 충격의 역전패다. 초반부터 중반까지 양딩신 선수의 완벽한 바둑이었는데 그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185로는 203 자리에 두었다면 양딩신 선수가 이겼을 것이다. 186으로 치중 당한 양딩신 선수가 초읽기 상황에서 흔들린 것 같다. 이후 신진서 9단이 200으로 끊으면서 역전됐다.”고 총평했다.

바둑TV에서 해설한 이희성 9단은 “초반은 팽팽했다. 이후 신진서 9단이 계속 불리하다가 막판 20분 사이에 기적을 만들어냈다. 사실 이 바둑은 양딩신 선수가 둔 바둑 중 가장 완벽해 보였는데 하중앙 들여다 보는 뒷맛을 간과했다가 그곳이 도화선이 됐다.”고 평가했다.

바둑을 마친 신진서는 “오늘 바둑은 어디에서 확실히 좋지 않았는지 판단이 안 될 정도로 시종일관 끌려 다녔다. 마지막에 원래 노리던 걸 결행해봤는데 운이 따랐던 것 같다.”면서 “1국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에 2국에서는 초반부터 시간을 집중적으로 신경써야 할 것 같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한국랭킹 1위 신진서 9단.



▲ 중국랭킹 4위 양딩신 9단.


바둑TV에서 특별해설한 신민준 9단은 “양딩신 9단은 그냥 한판을 진 것 이상의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오늘 입은 내상이 다음 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신진서 9단은 포기할 수도 있던 상황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게 대단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지는 2국은 하루를 쉬고 9일 오전 10시 온라인으로 열린다. 사이버오로는 2국을 이창석 8단의 상세한 해설과 함께 오로대국실에서 수순중계한다.

◇ 제26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3번기
1국 2월7일 오전 10시: 해설 문민종 5단
2국 2월9일 오전 10시: 해설 이창석 8단
3국 2월10일 오전 10시: 해설 이창석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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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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