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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유창혁과 인연 ’ 왕췬 단장 “느긋하게 관전하겠다”
84년 세계아마선수권서 유창혁과 나란히 1ㆍ2위한 기억…한국도 중국도 변했다
[LG배]

중국의 젊은이들끼리 우승을 다투게 된 제18회 LG배 조선일보기왕전에 왕췬(王群) 8단(57)은 단장으로 한국에 왔다. 중국기원 보급홍보팀장이다.

왕췬 단장은 1984년 일본이 주최하는 제6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에서 우승자였는데 준우승이 우리의 유창혁 9단이었다. 당시 유창혁은 18세였다. 그때 바둑의 세계최강국은 일본이었고, 중국이 그 뒤를 쫓고 있었으며 한국이 그다음이었다. 한중수교 이전이라 중국은 한국에 대한 정보를 크게 얻지 못하고 있었다.

오직 한국 국적의 조치훈 9단이 일본으로 건너가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국인들에게는 인상 깊은 일이었다. 당시 아마7단이었던 왕췬 단장은 나이 어린 유창혁의 바둑을 보고 ‘한국에 이렇게 수읽기가 좋은 아마기사가 있었구나.’라며 놀라워했다고 한다. 그 대회 이후로 왕췬 단장과 유창혁 9단은 서로를 잘 아는 사이가 됐다.

중국은 세계최강국으로 올라서고 있고 한국이 그 뒤를 잇고 최강국이었던 일본이 3위가 된 지금이다. 왕췬 단장은 중국선수끼리 형이요 아우요 하며 우승을 다투는 현장에서 감회가 새롭다. 그의 느낌을 들어봤다.

○● (관련기사) 제18회 LG배 조선일보기왕전 속보 ☜ 클릭

- 한국은 몇 번째 방문하나?
= 가장 마지막으로 온 것은 2001년으로, 이번이 세 번째다. 단장이 되어 한국에 온 것은 처음이다.

- 이곳 대회장의 인상은 어떤가?
= 서울대학교는 한국의 일류대학이다. 바둑은 지혜를 표현하는 하나의 양식이다. 그런 면에서 대회장소로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 이번 LG배는 중국선수끼리 우승을 다툰다. 중국은 경사 분위기겠다.
=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세계대회 개인전을 휩쓴 2013년 중국바둑의 인상이 워낙 강렬하게 각인된 모양이다. 지난달에 중국 바둑은 중국바둑대(隊)라는 이름으로 ‘CCTV 체육계 풍운(風雲)인물 시상식’에서 위원회 대상(체육계가 주는 상이다)을 받기도 했다. 그런 관계로, 중국바둑팬도 중국기원도 이번 LG배의 중국 우승 확정을 기뻐하는 것만은 분명하지만 생각만큼은 아니어 보인다.


▲ 중국 체육계는 2013년 중국 바둑이 세계대회를 휩쓴 활약을 높이 평가하며 시상했다. 중국 바둑 스타들이 나란히 섰다. CCTV가 중계했다(사진출처=시나바둑).

- 저우루이양 9단과 퉈자시 3단은 어떤 기사들인가?
= 저우루이양 9단은 2004~5년 내가 베이징 팀 감독을 맡고 있을 때 주장으로 기용해 봐서 잘 아는데, 무척 총명하게 반상을 운영하고 균형감각이 매우 뛰어나다. 퉈자시 3단은 힘이 아주 좋다. 이번에 누가 우승할지 주목된다.

- 왕췬 단장은 과거에 국가소년대 감독도 맡았다고 하는데….
= 1989~1992년까지 국가소년대를 맡았다. 창하오 9단도 그 시절 유망주였다. 당시와 견주면 중국 프로기사들의 바둑 환경은 사뭇 변했다. 과거엔 국가가 프로기사를 관리하고 훈련시키는 측면이 많았는데, 요즘은 부모들이 거의 모든 비용을 대며, 자유롭게 학업을 선택하는 기사도 있다. 그렇게 개인이 환경을 결정하는 일이 많다. 저우루이양이나 퉈자시 같은 90후들은 그에 해당하는 세대다. 또 지금 시대에는 갑조리그 등 실력을 증강할 방법이 많아졌다.

- 단장이지만 이번 대회엔 마음이 느긋할 것 같다.
= 우리 젊은 강자들의 바둑을 편안하게 관전하겠다.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웃음). 눈이 많이 내렸다. 사진도 많이 찍으며 지내려 한다.

○● (관련기사) 제18회 LG배 조선일보기왕전 속보 ☜ 클릭


▲ 아들뻘 되는 후배들의 대국을 지켜보는 왕춘 단장.

김수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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