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이번 LG배를 지켜보고 난 후 자국의 성적엔 느낌표를, 한국의 성적엔 물음표를 나타내고 있다.
강원도 강릉에서 12일 끝난 제1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16강전에서 일본은 이야마 유타 9단과 다카오 신지 9단이 각각 이영구 9단과 궈위정 3단을 꺾고 8강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은 이 대회에서 5년 만에 16강에서 전멸하지 않는 성과를 냈다. 오랜 기간 국제기전에서 초반에 탈락하기 일쑤였던 일본으로서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지난 달 일본은 최초로 국가대표팀(감독ㆍ야마시로 히로시)을 창설해 각오가 단단했는데, 때마침 팀 결성 후 처음으로 참가한 국제기전에서 얻은 좋은 성적은 일본바둑에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도 6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8강에 올려 여유롭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은 랭킹 10위권 안 기사를 포함한 선수들이 32강전부터 줄줄이 탈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 16강전에 이르러서는 한 명도 남김 없이 탈락하는 참사를 겪어 어두운 분위기 속에 자성의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이 국제기전에서 8강에 한 명도 진출하지 못하는 일은 16년 만이다.
일본은 자국팀의 선전에 환호하는 한편 한국의 전패 소식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일본의 인터넷 게시판 사이트 ‘2ch’ 에서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은 신예 육성이 잘 되고 있지 않은 건가? 중국은 신예 육성이 차고 넘칠 정도로 잘 되고 있는 느낌인데.’
‘얼마 전만 해도 일본은 한밤중이고, 한국의 천하를 중국이 뒤쫓는 형국이라 봤는데 국제기전 8강에 중국 6ㆍ일본 2ㆍ한국 0이라니 … 제행무상(諸行無常)이로구나.’
‘일본 2승은 축하할 인인데, 한국은 어떻게 된 거지? 자국주최 기전에서 이런 초라한 모습이라니.’
‘일본 주최의 대회에서 십수년간 일어났던 일이 한국 주최의 대회에서도 똑같이 일어나는가. 한국도 일본도 바둑의 인기가 쇠퇴하고, 중국 사람이 상금을 전부 가져가게 되는군.’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8강 진출자 다카오 신지는 자신의 블로그 ‘다카오일기’에 ‘LG배는 이동시간만 11시간. 하지만 컨디션 조절에 문제없이 1, 2회전을 나름 잘 치렀다고 생각한다. 국제기전엔 나갔다 하면 졌기 때문에 이번 결과로 가장 놀란 사람은 나다(미소). 본인방전에서 도전기를 치르는 이야마 9단과 8강에 나란히 진출하게 돼 기쁘다. 다음 대국(8강전)은 11월에 있다고 하는데 나보다도 이야마 9단이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