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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검은 수요일’ 韓 전원 탈락
中 6 ·日 2 8강 형성
[LG배]

한국이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6강전에 오른 6명이 모두 탈락했다. 12일 강원도 강릉 라카이샌드파인 리조트 컨벤션센터 특별대국장에서 제1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본선 16강전이 펼쳐졌는데 이영구는 한 일전에서, 나머지 기사들은 한 중전에서 패했다. 이영구는 이야마 유타에게 막혀 탈락했고 이세돌은 퉈자시에게, 목진석은 리친청에게, 안조영은 저우루이양에게, 안형준은 리저에게, 김성진은 샤천쿤에게 막혔다.

이틀 전 32강전에서 한국랭킹 10위권 중엔 이세돌만이 생존하는 등 불안한 모습이었던 한국이었지만 그래도 전원 탈락은 예상 밖이다. 한국이 국제기전 16강에서 모두 탈락하기는 제1회 후지쓰배와 제10회 후지쓰배 이후 3번째다.

한동안 세계기전은 위로 올라갈수록 한 중전이 전개되는 흐름이 보통이었는데, 이번 기는 8강부터 중국 6명 일본 2명의 중 일전이다.


▲ 대진 추첨을 기다리던 중국과 일본의 기사들.

중국은 강했다.

8강에 퉈자시, 저우루이양, 리저, 샤천쿤, 천야오예, 리친청 등 6명을 올려 보냈다.

한국랭킹 1위 이세돌은 초반 중원을 제압하며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으나 중반 퉈자시의 연거푸 날아오는 승부수에 걸려 큰 집을 내줬다. 마지막으로 대마 사냥을 시도했지만 대마의 탄력이 워낙 풍부했고 결국 백기를 들었다.

중견 절친 목진석과 안조영도 몇 번의 승리 찬스를 맞았지만 아쉬움을 남기며 졌다. 각각 중국의 리친청과 저우루이양이 상대였다. 리친청은 ‘90후’의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중반 목진석은 유리해지려던 시점에서 리친청의 묘수를 당하면서 크게 흔들렸으나 리친청의 이후 처리가 미흡해 목진석은 다시 우세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리친청이 예리한 운석으로 집 차이를 벌려갔다. 목진석은 초반에 시간을 많이 쓴 까닭에 후반에 시간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했다.

안형준도 아쉬움을 남겼다. 중반 좌변 리저의 진영에서 타개하고 나서 연거푸 승부수를 날렸지만 리저가 정확한 반격을 가하면서 공격이 잘 통하지 않았다. 안형준의 수읽기 착각이 있었던 것으로 나중 밝혀졌다. 김성진은 중반까지 팽팽해 후반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바둑이었지만 급격히 무너졌고, 시종 형세불명의 어려운 바둑으로 이야마와 맞선 이영구는 극미한 끝내기 대결을 펼치며 16강 모든 판 중 가장 나중까지 대국해 한국에 희망을 버리지 않게 했지만 종내 1집반패 했다.


일본은 잔칫집 분위기다.

8강에 2명을 올렸다. 일본이 이 대회에서 8강에 오른 것은 2008년 제13회 때 야마시타 게이고와 고노 린의 2명이 진출한 이후 5년 만이다.

일본의 다카오 신지는 본선 16강전에서 가장 먼저 바둑을 끝냈다. 다카오는 중국 신예 궈위정을 완벽하게 몰아붙여 이겼다. 이로부터 10분도 안 되어 다시 중ㆍ일전이 끝났다. 이번엔 중국의 승리. 천야오예가 고노 린을 꺾었다. 중반까지 팽팽했지만 점심 이후로는 천야오예가 알기 쉽게 리드했다. 그러나 오후 5시 부근까지 혈전을 펼쳤던 이야마 유타는 일본에 승리를 안기면서 일본은 3명 중 2명이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

일본 온라인 대국실 ‘유현의 공간’에선 이영구 vs 이야마 유타 전이 일본 프로기사의 해설로 생중계됐는데 190수 부근에서 린한지에 해설자가 ‘백(이야마)이 좀 남길 것 같다’고 하자 일본 바둑 팬들은 대화창을 뜨겁게 가득 채우며 흥분했다. 이야마는 실수하지 않고 계가까지 진행해 1집반승을 거뒀다.

오랜만에 좋은 성적을 낸 일본선수단은 마음이 남다를 것 같아서 소감을 들어봤다. 먼저, 야마시로 히로시 일본 국가대표팀 감독은 “오랜만에 좋은 성적이다. 이야마 유타 9단은 위험한 순간을 맞기도 했는데 다행히 이겨줬다. 국가대표팀으로서 기분 좋은 출발을 하게 됐다.”고 했다.

8강에 오른 이야마와 다카오는 현재 본인방전 도전기를 진행 중이어서 서로 적이지만 국가대표팀에선 동지다. 이야마는 “국제대회 자체에 오랜만에 출전했다. LG배에선 16강에 오른 게 그전까지 최고 기록이었는데 더 높이 오르게 되어 기쁘다. 일본 팬들이 처음으로 결성된 국가대표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데 우리 대표팀 선수들도 정말 잘해 보자고 사기가 올라 있었고, 이렇게 성적으로 보답하게 돼 다행이다. 다음 상대 천야오예 9단은 아주 강한 기사다. 잘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카오는 “이야마 9단과는 국가대표팀 동료가 되면서 더 친해졌다. 같이 연구도 많이 하게 됐다. 사실 저는 국가대표팀의 코치를 맡고 있는데, 선수로서보다는 코치로서의 느낌이 더 강하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해서 저는 더 이상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번 대회를 좋은 추억으로 생각하겠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사 이야마 9단이 우승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본선 8강과 4강전은 11월 11일과 13일 이어진다.

■ 본선16강전 대국 결과(앞쪽이 승자)

퉈자시(柁嘉熹) 3단 vs 이세돌 9단 - 퉈자시, 161수 흑불계승
이야마 유타(井山裕太) 9단 vs 이영구 9단 - 이야마, 264수 백1집반승
리친청(李欽誠) 2단 vs 목진석 9단 - 리친청, 244수 백불계승
저우루이양(周睿羊) 9단 vs 안조영 9단 - 저우루이양, 271수 흑2집반승
리저(李喆) 6단 vs 안형준 4단 - 리저, 185수 흑불계승
샤천쿤(夏晨琨) 2단 vs 김성진 2단 - 샤천쿤, 264수 백2집반승
천야오예(陳燿燁) 9단 vs 고노 린(河野臨) 9단 - 천야오예, 175수 흑불계승
다카오 신지(高尾紳路) 9단 vs 궈위정(國宇征) 3단 - 다카오, 199수 흑불계승

■ 본선 8강전 대진
천야오예 9단 vs 이야마 유타(井山裕太) 9단 퉈자시 3단 vs 다카오 신지 9단
저우루이양 9단 vs 리친청 2단 리저 6단 vs 샤천쿤 2단

조선일보사가 주최하고 (주)LG가 후원하는 총규모 13억원의 제1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의 우승상금은 3억원이며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초읽기 40초 5회가 주어진다.


▲ 8강부터 중 일전이 됐다.

김수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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