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 본선 32강에 17명의 호화군단이 출전한 중국은 6명의 기사만이 생존했다. 그 중 4개 대국은 나약한 일본팀을 이긴 것이고 한 판은 내전(內戰)이었다.
한중이 부딪친 10 대국의 결과는 1대9로 중국이 대패했다. 만약 한중대국의 결과가 이렇게 비참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일본기사에 전승한 것에는 눈도 돌리지 않았을 것이다.
한 번의 기회도 없는 완패였다. 사실 중국기사의 처참한 패배는 중국 바둑의 실력부족에 기인한다. 리쉬엔하오의 대마는 무참히 살육당했고, 우광야, 멍타이링도 상대의 완력에 밀려 패했다. 니우위티엔은 한국룰로 반집을 잃었고, 탄샤오는 공격에 실패했다. 류싱의 필살기도 효과가 없었다.
씨에허는 금불상같은 좋은 형세가 깨어졌고, 콩지에는 이세돌의 기이한 전술에 패했다. 당이페이도 돌연 맹점을 보이며 좋은 형세를 일거에 망쳐버렸다.
이렇게 바다 건너 멀리 한국 경기도 곤지암에서 전해오는 한판 한판의 패배는 중국바둑을 침묵하게 했다. 중국기사가 활개친 제4회 BC카드배 32강에서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2012년 6월18일. 그 사이 한중대결 결과가 10대1로부터 1대9로 변한 것이다.
찌는 듯 무더운 여름날 머리에 냉수를 내린 느낌이다.“한국바둑이 위기에 들어섰다."또는“중국바둑이 중국탁구처럼 될 것이다”는 등 낙관적인 기분의 농담은 먼 옛 일이 되었다. 우리는 한중의 바둑이 아직도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한다. 무작정 낙관적이거나 상대를 얕잡아 보는 것은 아마 제대로 현실을 인식하지 못한 태도다.

32강에서의 패배는 실력부족인가 환경이 열악해서인가 아니면 심리조절의 실패인가?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현재 초일류 기사간의 실력차이는 아주 미세하다.
지난 BC카드배 이후 춘란배, 응씨배 등 세계대회에서 한중 양국은 치열한 대국을 많이 펼쳤고 결과도 막상막하였다. 그 중 몇 개 대국 패배로는 경계심을 가지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 LG배 본선에서의 대패는 우리에게 또 다시 ‘중국 바둑이 아직까지 최고봉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우리는 아직도 한국바둑에 대항 중이고 또 장정에 올라 있다. 처참한 패배 뒤에도 신속히 일어서는 강력한 라이벌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LG배 16강 전망이 비관적이지는 않다. 구리는 32강에서 멋있게 박승화를 이겼다. 16강에서 오래된 라이벌인 최철한과의 대국에서 기회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근래 폭발력이 놀라운 스위에는 지난 바이링배에서 이세돌에게 역전을 당했지만, 이번은 복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장웨이지에는 올해 초 BC카드배 32강에서 나현에게 이겼다 이 또한 관심이 모아지는 판이다.
박문요를 넘은 젊은 리엔샤오는 한국랭킹 1위 박정환을 이길 수 있을까. 펑리야오는 강동윤에게 밀리지 않을 것이다. 리캉은 이창호에게 충격을 줄 수 있다.
중화타이베이 기사 샤오정하오는 저우허양의 생일날 역전승을 선물했다. 16강에서는 한국의 이영구와 붙게 된다. 그에게도 박수를 보내주자.
32강에서 중국 바둑팬들은 자국기사간의 내전 때문에 안타까워했다. 16강에서는 한국기사 원성진과 최기훈의 내전이 있다.
현대바둑은 대국량의 증가가 특징적이다. 기사들의 만남은 빈번하고, 간격도 빨라지고 있다. 항상 승리하는 장수는 없다. 한중간의 대결이 또 코앞에 있다.
어제 졌다고 해서 지구가 멸망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감을 잃지 않으면 꼭 다시 이길 수 있다. 관건은 ‘나 아니면 누가 있겠는가?“라는 기사들의 담력과 기백이다. 20일 열리는 16강에서는 중국바둑의 영예를 회복해야 한다.
[출처: 중국 <시나바둑>, 글쓴이: 양슈오(杨烁)기자, 번역: 박위룡 중국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