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현이가 졌다고요?”
대국을 승리로 마치고 한국기원 본선대국실 문을 뒤로 한 박승화 5단의 반문이었다. 많은 한국 선수들이 스러져 가고 있는 도중이었다.
24일 열린 제17회 LG배 세계기왕전에서 통합예선. 5회전 예선결승에 이르기까지 한국 기사들은 황사바람에 휘말려 패배 소식만을 전해주고 있었다. 박승화 5단이 그 흐름을 잠시 끊고 한-일전 승리 소식을 가져왔다. 일본 에이스 격인 무라카와 다이스케 7단에게 불계승을 거뒀다. 고전했던 바둑이었지만 난전 속에 흐름을 자신에게로 가져왔다.
박승화 5단은 지난해에 이어 2회 연속 LG배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만나봤다.
- 초반 불리했던 것 같았는데?
“2선 행마에 상대가 손을 빼면서 내가 많이 불리했다. 중반 한때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내 복잡해져서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나중에 상대가 사활착각을 한 것 같다. 알기 쉽게 살아두었다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을 바둑이었다.”
- 예번 통합예선에서 가장 어려웠던 판을 꼽자면?
“장건현-목진석-주형욱-강창배-무라카와 순으로 꺾었는데, 첫 판이 가장 힘들었다. 진 거나 다름없는 판이었는데 운이 좋았다. 하마터면 예선1회전 탈락할 뻔했다.”
- 올해 열린 국제전에서 한국선수들이 한-중전에서 대체로 부진했다. 우리 기사들이 이것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가?
“계속 되는 패배를 끊어보려고 하다 보니 부담이 더 가고, 부담 때문에 지고 이런 악순환이 되어 주눅이 드는 단계까지 온 것 같다. 물론 이건 정상급 기사들 이야기고, 나야 이기든 지든 그리 신경 안 쓴다 ^^
그런 면에서 나는 부담 없이 잘 본선에 임할 것이다.”
- 본선 대비는 어떤 식으로 할 건가?
“난 큰 기대는 안 한다. 올 초 바이링배와 비씨카드배에서 예선 결승까지 올랐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해서 징크스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깨서 마음이 가볍다. 신사연구회(최철한.원성진ㆍ박정상ㆍ허영호ㆍ윤준상ㆍ한웅규ㆍ이태현ㆍ진시영ㆍ이영구 참여)에 나가고 있는데 중국기사들의 기보를 많이 연구할 생각이다.
- 본선에서 꼭 만나고 싶은 중국 선수가 있다면?
“구리ㆍ콩지에 9단이다. 이런 기사들과 대국해 본 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영영 안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