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년간 LG배는 ‘다양’의 기전이었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까지 고른 우승 분포를 보였으며 개인의 연속 우승이 없었다. LG배 정상을 밟아 본 기사는 이창호 왕리청 위빈 유창혁 이세돌 장쉬 구리 저우쥔쉰 콩지에 박문요 등 10명인데 모두 개성이 강하고 당대를 주름잡는 기사들이었다.
지난 대회엔 중국기사끼리 결승에서 만나 조선족 기사 박문요 9단이 우승했는데, 조선족 기사가 세계대회에서 우승하기는 LG배가 처음이다. 대만기사(저우쥔쉰)가 우승한 기록도 유일하게 이 기전에만 있으니 LG배는 다양한 기록을 낳는 기전임이 틀림없다.
한데 다양도 좋지만 한국 바둑팬에게는 한국 우승을 바라는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 중국이 LG배의 주인이 된 지 벌써 3년째다. 구리 9단, 콩지에 9단, 박문요 9단이 13기부터 차례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근래 한국은 예선부터 중국에 대체로 밀리는 양상을 보여왔거니와 지난 대회 8강전에서는 최철한 9단, 이창호 9단, 안조영 9단 3명이 출격했다 전패해 중국이 4강을 독차지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한국이 본디 약세를 보였던 기전은 아니다. 한국은 통산 7회의 최다 우승국이다. 최다 우승자도 한국에 있다(이창호, 4차례). 한국은 칼을 갈고 갈았다. 이번 16회에서 한국은 기회를 제대로 맞이한 듯싶다. 예선부터 뭔가 다르다. 한국은 11명이 예선을 통과하면서 5명이 통과한 중국을 압도했다. 본선 32강은 시드까지 따져 한국 17명, 중국 10명, 일본 4명, 대만 1명의 분포다.
게다가 대표의 면면을 보면 마치 랭킹 순으로 줄을 세운 듯하다. 이세돌 최철한 박정환 허영호 강동윤 원성진 김지석이 1~7위이고 이창호 박영훈 조한승 윤준상이 9~12위 사이다. 이 중 랭킹 1위 이세돌 9단은 얼마 전 비씨카드배에서 라이벌 구리 9단을 꺾으며 자신감이 충만해 보인다. 현재 다승랭킹에서도 1위다. 조한승과 윤준상은 승률 86%, 85%에 육박하면서 승률 1, 2위에 올라 있는 등 절정의 컨디션을 보인다.

또 LG배 창설 16년 만에 처음으로 LG배를 예선부터 밟아 오르는 등 '백의종군'한 이창호 9단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7연승을 달렸었고, 중국리그에서도 6승 1패의 좋은 성적을 보였다.
◀ 백의종군한 이창호 9단. 팬들은 그가 다시 날아오르길 고대한다. LG배가 그 무대가 되어줄 것인가.
여기에 중견 대표 목진석 박정상이 듬직하고 박승화 한웅규 이원영 김동호 등 신예들도 기대를 모은다. 한마디로 무적함대의 위용으로 그 어느 때보다 기대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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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박문요 콩지에 구리 씨에허 천야오예 왕시 장웨이지에 탄샤오 등이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일본은 이야마 유타 장쉬 등이 국제 경쟁에서 밀린 자존심의 회복에 나선다(이세돌 9단과 구리 9단을 차례로 꺾고 진포산 한중일 고수초청전에서 우승한 이야마 9단이 이벤트성이 아닌 세계기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을 끈다). 대만은 천스위엔이 나온다.
본선 무대는 오는 12일(日) 경기도 곤지암리조트에서 전야제를 시작으로 화려하게 막을 올린다. 13일 32강전이 벌어지며 하루 쉬고 15일에 16강전이 펼쳐진다.
조선일보사가 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LG가 후원하는 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의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초읽기 1분 5회가 주어지며 돌을 가려 맞힌 사람이 흑백 선택권을 가진다. 총규모 12억 5,000만원이며 우승상금 2억 5,000만원이다.
○●... 본선 시드 명단
한국 6명 : 이세돌, 최철한, 박정환, 허영호, 원성진, 강동윤
중국 5명 : 콩지에, 박문요, 구리, 씨에허, 치우쥔
일본 4명 : 장쉬, 이야마 유타, 유키사토시, 사카이 히데유키
대만 1명 : 천스위엔
○●... 해설 예고
6월 13일 32강전 관심판 해설: 송태곤 9단
6월 15일 16강전 관심판 해설: 이태현 4단

▲ 치열했던 예선. 한국 중국 일본 대만 영웅들이 각축한 끝에 한국이 큰 우세를 견지했다.
○●... 지난 통합예선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