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English LG
LG Home English Chinese

생중계
뉴스
기보보기
기보해설
대회개요
대진표
선수소개
역대 우승자 보기

  2011년 ‘바둑나라‘를 빛낸 별들
 
신묘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올 한 해 바둑계에도 숱한 사건이 펼쳐지면서 많은 별들이 찬란한 빛을 내뿜었다. 2011년을 되돌아보면서 두드러졌던 스타들을 다시 한 번 정리했다.

◇첫 세계제패에 성공한 박정환
2011년은 박정환이 세계 챔피언대열에 처음 합류한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일본의 지진 여파로 대회 일정이 연기되는 곡절 끝에 8월 오사카서 치러진 제24회 후지쓰배서 박정환은 중국의 추쥔을 따돌리고 대망의 우승트로피를 가슴에 안았다.
만 13세의 어린 나이에 입단한 박정환은 그간 한국바둑의 미래로 불리며 큰 주목을 받아왔던 기린아. 그는 그 이전까지 국내무대서 6차례 타이틀을 차지했을 뿐 세계대회에선 두 번 4강에 오른 것이 최고기록이었다. 이 우승으로 박정환은 단숨에 세계최강의 일원으로 부상(浮上)했다.

박정환은 만 18세 7개월에 ‘세계 챔피언클럽‘에 오름으로써 역대 최연소 2위 기록도 수립했다. 박정환보다 어린 나이에 세계대회를 정복한 기사는 16세 6개월 때 제3회 동양증권배(92년)로 우승퍼레이드를 시작한 이창호밖에 없었다. 박영훈(19세 3개월), 이세돌(19세 5개월), 강동윤(20세 6개월)의 첫 우승도 한 칸씩 뒤로 밀려나게 됐다.

◇26세의 첫 세계정복 원성진
원성진은 감격적인 세계 우승의 꿈을 기어코 달성했다. 한 해가 저물어가던 12월 초순, 상하이에서 펼쳐진 중국 구리와의 결승 3번기를 2대1로 장식하면서 역대 삼성화재배 월드마스터즈 우승자 명단에 16번째로 이름을 등록했다.
원성진의 우승은 여러 면에서 드라마였다. 박영훈 최철한 등과 함께 어린 시절부터 ‘송아지 3총사’로 불리며 장래를 촉망받으면서도 그는 잇단 불운으로 혼자 세계제패의 영광을 누려보지 못했었다. 세계대회 우승으로 병역특례를 받은 두 경쟁자와 달리 원성진은 숙원을 이루고 홀가분한 상태에서 새해 입대하게 됐다.

26세의 첫 세계제패는 최근 추세에 비쳐볼 때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다. 최연소 1-2위 기록 보유자인 이창호 박정환 등은 말할 것도 없다. 강동윤과 최철한은 20세, 박영훈과 이세돌은 19세에 처음 세계정상을 밟았고 박정상의 후지쓰배 우승도 22세 때 이뤄졌다. 조훈현의 36세(89년 제1회 잉씨배), 서봉수의 40세(93년 제2회 잉씨배)는 시대상황의 산물이므로 논외. 원성진은 바둑이 10대 후반~20대 초반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란 최근의 ‘상식‘을 깨고 20대 중, 후반 기사들도 얼마든지 세계 제패가 가능함을 몸으로 보여주었다.

◇29세의 국수 조한승
1956년 출범한 국수전은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기전이다. 항상 당대 최고수들의 요람이자 근거지 역할을 해온 유서 깊은 무대에서 나이 서른을 바라보는 조한승이 통산 12명째 주인공으로 등재됐다. 11월 막을 내린 제55기 국수전 도전5번기서 타이틀 보유자 최철한과 밀고 밀리는 접전 끝에 3대2로 승리한 것이다.
조남철부터 시작해 김인 조훈현 이창호 등 한국바둑의 상징적 아이콘들이 모두 국수위를 뿌리로 천하를 호령했다. 소위 ‘국수산맥’이란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국수위의 권위는 확고했다. 이런 점에서 조한승의 국수 등정은 단순히 타이틀 하나를 땄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타이틀 경쟁이 젊은 효장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한 2000년대 이후 국수 자리는 최철한 윤준상 이세돌 등 20대 초중반 기사들이 독차지했었다. 조한승은 첫 국수 등정 시점만 놓고 본다면 1956년 조남철(33세), 1972년 윤기현(30세) 이후 가장 많은 나이에 국수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조한승은 국수 쟁취로 개인 통산 타이틀 수를 6개로 늘렸다(신예기전 2개 포함).

◇생애 첫 타이틀 따낸 이영구
24세 청년 이영구에게도 2011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됐다. 2001년 프로에 데뷔한 후 2006년 왕위전, 2007년 물가정보배, 그리고 몇 차례의 신예기전 등 정상 일보직전에서 도합 여섯 차례나 넘어져 준우승에 그쳤던 아픔을 시원히 씻어냈기 때문이다.
9월 28일 밤 11시 22분에 끝난 제7기 물가정보배 결승3번기 최종국서 이영구는 동갑라이벌 윤준상을 2대1로 누르고 마침내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최종국은 326수까지 가는 기록적 접전이었다. 우승까지의 과정도 흥미로웠다. 이영구는 홍성지 최철한 등 강자들에게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가 역전승하는 괴력을 보여주었다.

이영구와 윤준상은 나이뿐 아니라 출신 도장, 출신 학교 등 많은 공통점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토끼해에 벌인 1987년생 토끼띠 친구 간의 이 결승전의 전리품으로 이영구와 윤준상은 나란히 9단에 올랐다. 이영구로선 입단 10년만의 입신(入神)이었다.

◇2개 세계타이틀 사냥 이세돌
한국바둑의 간판인 이세돌 별은 2011년에도 여전히 휘황하게 빛났다. 올 한 해 세계 기전을 복수(複數)로 정복한 기사는 세계적으로 이세돌이 유일하다. 4월에 벌어진 제3회 비씨카드배서 구리를 제치고 타이틀 2연패(連覇)를 달성했고, 두 달 뒤엔 제8회 춘란배를 놓고 셰허를 2대1로 눌러 세계 2관왕으로 군림했다.
그 2개의 결승전 모두 근래에 보기 드문 백열전이었다. 구리는 이세돌의 유일한 적수로 꼽혀온 동갑라이벌이었고, 셰허는 이세돌이 가장 두려워해 온 한국바둑의 천적이었다. 이 2개 결승전 모두 피를 말리는 접전 속에 나란히 풀세트로 이어졌다. 한-중 양국이 치열하게 맞서고 있는 국제 바둑계에서 한국은 이세돌의 활약에 힘입어 중국을 압도하고 올 한 해를 마감할 수 있었다.

이세돌의 국제대회 우승 회수는 이제 총 15회로 늘어났다. 이 부문 선두 이창호(21회)에 불과 6개 차까지 다가섰다. 이런 페이스라면 몇 년 내 추월 가능성도 보인다. 그는 올해 국내 무대서도 2개 기전을 제패해 합계 4관왕으로 군림 중이며, 12월 현재 22개월 연속 톱 랭커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꿔치기‘로 현상 유지한 박영훈-최철한
박영훈은 8년 연하의 후배 박정환과 겨룬 GS칼텍스배서 예상을 뒤엎고 0대3으로 완패했으나, 50여 일 만에 명인 2연패에 성공하면서 ‘사소취대(捨小就大)’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우승상금은 GS칼텍스배가 7천만 원, 명인전은 1억원이다. 앞서 4월엔 이창호와 펼친 제12기 맥심배 결승을 2대0으로 장식함으로써 올해 2관왕을 유지했다.
최철한은 정들었던 국수 타이틀을 비록 조한승에게 내주긴 했지만 윤준상과의 제16기 천원전 결승서 승리했다. 타이틀 잔고(殘高)에 변화를 주지 않고 현상을 유지한 것이다. 4년제 국제대회인 잉씨배를 포함하면 여전한 2관왕이다. 국가대항 연승전인 제12회 농심배에 한국대표로 출전, 파죽의 4연승으로 한국의 우승을 결정지었던 연초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전관왕 상태로 모국에 돌아가는 루이나이웨이
세계 바둑여제(女帝) 루이나이웨이(芮乃偉)도 부족할 게 없는 2011년 바둑계 영웅이었다. 1999년 3월 부군 장주주(江鑄久)와 함께 내한했던 그녀는 한국생활 12년 8개월 동안 국내 여성바둑계의 완벽한 철권통치시대를 마감하고 연말 모국인 중국으로 돌아간다.
갈 곳 없던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준 한국은 은혜의 땅이었다. 하지만 거꾸로 한국의 입장에서 그녀는 우리 여성바둑의 실력을 끌어올려준 은인이기도 했다. 그녀는 한국에 닻을 내릴 당시의 월등했던 지위를 고스란히 가지고 떠나게 됐다. 여류 국수, 여류 명인, 여류 기성 등 그녀가 지닌 3개 여성타이틀은 빼앗기는 게 아닌 반납형태로 내놓게 됐다.

루이나이웨이는 그녀는 2000년 국수전서 당대 최고수 이창호와 조훈현을 연파, 세계 바둑사상 여성이 혼성대회를 정복한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이밖에도 세계 첫 여성 九단(88년), 세계 혼성대회 여성 최고성적(4강·92년 잉씨배)등이 모두 그녀의 작품이다. 통산 우승회수 총 37회, 그중 한국 정착 후 따낸 것은 30개(국내 26·국제 4)였다.

◇앙팡테리블 나현-최정-이동훈
기성 ‘특등성’들 틈에서 이름도 생소한 신예들이 눈부신 빛을 뿜었다. 95년 생으로 2010년 15세 때 입단했던 나현은 제16회 삼성화재배서 일약 4강까지 도약, 국내외 팬들의 얼을 빼 놓았다. 준결승 진출의 제물은 세계적 강자 쿵제(孔杰)였다.
96년 생 최정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지지옥션배 8연승을 시작으로 제5기 여류기성전서 준우승을 거두었고 제13회 여류명인전에선 현재 최종결승에 올라가 있다. 혼성기전인 명인전에선 강타자 조한승을 제물로 여성 최초의 입성에 성공해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올해 5월 입단한 13세 소년 이동훈(98년생)은 제7기 십단전 본선, KC&A 신인왕전 결승진출 등 국내 최연소프로 답지 않은 무시무시한 활약을 보였다. 초단 돌풍의 이들 3명은 새해 더욱 등급을 올리며 화려한 빛을 내뿜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Top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