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프로시니어들이 겨루는 대회 대주배에서 조혜연 9단이 첫 우승했다.

10일 경기도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열린 제7기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결승에서 조혜연 9단이 김영환 9단에게 276수만에 백으로0.5집승했다.

초반부터 치열했다. 우상 흑대마와 우변 백 대마의 바꿔치기가 일어난 뒤엔 김영환이 우세했다. 그러나 중반 들어 조혜연이 우변 백 사석을 활용해 하변 흑 모양을 지우는 동시에 흑 넉점까지 포획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후 완벽하게 반상을 정리했다.

조혜연이 결승에 오르기는 이번 세번째. 그동안 번번이 준우승했지만 드디어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국후 조혜연은 “2012년 이후 첫 우승인데 큰 기전인 대주배에서 우승해 더욱 기쁘다”면서 “대주배 2연패는 물론 다른 기전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우승 소감을 밝혔다.

결승전이 끝나고 바로 열린 시상식에서 조혜연 9단은 1500만원의 우승상금을, 김영환은 500만원의 준우승상금을 받았다.

시상식 후에는 후원사 김대욱 TM마린 대표에게 기사회가 감사패도 전달했다

전기 대회 준우승 시드로 바로 본선에 직행했던 조혜연은 16강과 8강에서 각각 유병호 ‧김일환 9단을 꺾고 4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유창혁 9단을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고 최종전에서 김영환 9단에 신승하며 정상에 올랐다.



제7기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은 만 50세 이상(1970년 이전 출생) 남자기사와 만 30세 이상(1990년 이전 출생) 여자기사 69명(남자 48명, 여자 21명)이 출전해 지난 1월 예선을 통해 12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후 전기 시드 최규병ㆍ조혜연 9단과 후원사 시드 노영하ㆍ김수장 9단이 합류해 본선 16강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렸다.

대주배 시니어 최강자전은 2010년 출범해 조훈현 9단이 1ㆍ4기 대회, 서능욱 9단이 2ㆍ3기 대회, 조치훈 9단이 5기 대회, 최규병 9단이 6기 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다. 2013년 4기 대회부터 만 30세 이상 여자 기사들에게 문호를 개방해 규모를 확대했다.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고 TM마린이 후원한 제6기 대주배 시니어 최강자전의 예선 생각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 본선 16강부터는 15분에 초읽기 40초 3회를 주었다.




우승 인터뷰

(조혜연 9단에게 질문) 3년 연속 결승 진출에 드디어 우승컵을 차지했다. 우승 소감은?
조 : 오늘 결승전에 기대를 많이 하고 왔는데요, 초반부터 너무 위험한 장면들이 많았어서, 내용이 좀 안 좋아서 김영환 사범님께 너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요. 근데 약간 목숨을 걸어야 되는 상황이 너무 여러 번 나와 가지고 저도 약간, 완전히 탈진 상태인 것 같습니다.

(조혜연 9단에게 질문) 반집승을 거뒀다. 만약 흑이 중앙에 석 점을 미리 막는 수를 선수로 해두었다면 흑이 유리했던 대국인가?
조 : 네. 흑이 유리했습니다. 실전이 좀 더 안전하다고 보고 두신 것 같았는데요. 생각보다 차이가 크지 않다고 생각을 해서 나중에 제가 ‘패를 버텨야 되나’라고까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패를 제가 잇는 게 나오고 그때도 좀 확신을 못 했는데 마지막 공배... 좀 부끄럽지만 공배를 어쨌든 보는 순간, 이거는 일단 좋은 거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김영환 9단에게 질문) 대마 패싸움 과정에서 백이 중앙 끊어온 팻감을 받지 않고 우변을 잡는 것으로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 그때 계속 패싸움을 이어갔다면 어땠을까?
김 : 그때 마지막 초읽기에서 몰려있고요, 그래가지고 정확한 판단은 안 됐는데, 그 정도로 뭐 괜찮은 것 같아 가지고요. 그냥 뭐 좀 안전하게, 그리고 너무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 그렇게 정리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영환 9단에게 질문) 대주배 첫 출전에 준우승을 거뒀다. 준우승 소감은?
김 : 많은 분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오늘 오전에도 문자를 많이 받았는데,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뒀으니깐요. 마지막 부근에 패를 먼저 때렸으면 좀 어려운 거 같은데 그때는 제가 많이 이겼는줄 알고요. (웃음) 창피하긴하지만, 많이 이겼는 줄 알고 사실 뒀는데... 반집을 졌네요.

(조혜연 9단에게 질문) 지난 인터뷰에서 대주배 전통인 우승자와 대주배 회장님과의 특별 대국을 두고 싶다고 했다. 그 목표를 이뤘는데, 어떤 마음으로 대국에 임할 것인가?
조 : 대주 회장님과 한 판을 두는 게 이렇게 어려운 거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결승을 앞두고 한 10일 정도의 시간이 있었잖아요, 정말 많은 분들께서 응원, 격려와 문자, 카톡 많이 보내주셔가지고... 좀 컨디션 조절을 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최근에 좀 이상한 사람들이 제 주변에 자꾸 나타나 가지고, 개인적으로 좀 괴롭힘도 있었고, 경찰에 신고도 하고, 이런 어려운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좀 큰 기전에 우승을 해서 앞으로는 좀 다른 기전에서의 우승 소식도 그렇고, 대주배 내년에도 또 도전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영환 9단에게 질문) 김영환 9단을 응원해주시는 바둑팬들에게 앞으로의 포부를 전한다면?
김 : 올해 첫 출전이라 전혀 감도 안 오고요. 어떻게 둬야할지 좀 막막했는데, 대국을 계속 하다보니까 조금 실전 감각도 찾는 것 같고요. 내년에는 조금 더, 올해보다는 좀 더 좋은 모습, 좋은 내용을 보여드릴 수 있지읺을까 생각이 들고요. 올해 대주배 첫 출전이었는데, 끝나니까 굉장히 좀 아쉬우면서도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조혜연 9단에게 질문) 조혜연 9단을 응원해주시는 바둑팬들에게 앞으로의 포부를 전한다면?
조 : 제가 개인 기전에서 우승했던 거는 2012년 이후에 처음인데요. 오랜만에 우승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어서 기쁘고, 꾸준하게 응원해주신 많은 바둑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좀 다채로운, 좋은 성적으로 인사 드릴 수 있으면 좋겠고요. 저도 바둑, 계속해서 노력을 할테니까 발전하는 모습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