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English LG
LG Home English Chinese

생중계
뉴스
기보보기
기보해설
대회개요
대진표
선수소개
역대 우승자 보기
기력향상 길라잡이

쏙쏙바둑정보
에피소드
이홍렬의 바둑이야기
  올해 MVP, 박정환일까 신진서일까
 

▲2017 바둑대상 최우수기사(MVP) 박정환 9단

연말이 다가오면서 바둑계의 관심은 12월 28일 열릴 2018 바둑 대상(大賞) 시상식에 쏠리기 시작했다. 한 해를 마감하는 이 행사에서 올해 최고의 활약을 보인 기사를 선정하기 때문이다. 금년 한 해 바둑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기사는 박정환과 신진서 둘 중 누구일까.

지금 한국 바둑계 판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박정환과 신진서의 쌍두마차 체제라고 말한다. 한 쪽에선 신진서가 박정환을 추월했다고 보고, 또 한 쪽에선 아직 그 단계까지 갔다곤 보기 어렵다고 평한다. 25세 박정환은 완만한 하향 추세에 몸을 싣기 시작한 반면 18세의 신진서는 상향 커브를 올라 탄 모습이다.

박정환은 2018년 10월까지 59개월, 햇수로 만 5년 동안 부동의 한국 랭킹 1위를 고수해왔다. 그런 박정환을 보좌(寶座)에서 끌어내린 기사가 바로 신진서다. 신진서는 11월 랭킹 발표 때 총점 1점 차로 박정환을 1위 자리서 끌어내리고 자신이 1위에 올라서더니, 12월 랭킹에서 둘 간 점차를 13점으로 더 벌려놓았다. 2개월 연속 신진서가 한국 랭킹 1위를 지켰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둘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 다른 지표도 살펴봐야 한다. 2018년 국내외 활약을 들여다보자. 우선 국내무대 성적부터 살피면 신진서가 GS칼텍스배와 JTBC배 4차 대회, 박정환은 바둑왕전과 크라운해태배를 차지했다. 똑같은 2관왕이므로 일단 호각세라고 볼 만 하다. 신진서의 바둑왕전 4강 진출까지 넣는다면 간발의 차로 박정환을 제쳤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국제무대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박정환은 2018년 초 세계 메이저 기전인 몽백합배를 품에 넣었다. 또 비록 메이저급은 아니지만 국수산맥배와 월드바둑챔피언십, 그리고 세계 페어 최강위전과 하세배 등도 석권했다. 신진서는 메이저대회인 삼성화재배와 바이링배서 각각 8강 및 4강에 머문 게 최고 성적이었다. 20세 이하 세계대회인 글로비스배 3위를 포함하더라도 박정환의 실적엔 못 미쳤다. 신진서는 아직까지 국제 메이저 대회서 네 차례 4강에 진출했고 결승 무대는 밟아보지 못했다.

그런데 또 반전이 기다린다. 금년 한 해 승률 다승 연승 등 기록 부문 집계에선 다시 신진서가 박정환을 압도해온 것이다. 12월 11일 기준으로 신진서는 80승 23패를 마크, 승률(77.7%)과 다승 및 연승(18연승)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12월 한 달의 성적을 합산해야 최종판이 나오지만 3부문 모두 박정환이 역전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날 현재 박정환의 성적은 52승 18패로 승률 74.3%에 불과하고, 다승은 무려 28승이나 차이가 난다.

다승 승률 연승은 프로기사들의 성적 집계에 절대적인 자료로 간주돼 왔다. 1년간 3개 부문을 모두 석권한 기사는 쉽게 나오지 않는데, 박정환은 2014년과 2017년 기록 부문 3관왕에 올랐었다(2015년엔 연승 부문서 최철한과 공동 1위로 단독 3관왕엔 이르지 못했다). 신진서는 올해 기록 3관왕에 매우 근접해 있다.

그렇다면 두 기사의 맞대결 성적은 어땠을까. 2018년 둘은 여섯 번 붙어 박정환이 5승 1패로 앞섰다. 크라운해태배 결승전서의 2대1 승리, 그리고 국제대회인 제1회 천부배 조 1위 결정전서의 승리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신진서는 천부배 조 결승전 이전까지 18연승을 내달렸지만 박정환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단순한 1패 이상의 아픔이었을 것이다. 박정환은 12월 11일 바둑왕전 결승서도 승리, 신진서와의 통산전적도 10승 4패로 벌려놓았다. 이 대목은 박정환이 1인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2016년 승률상을 수상한 신진서 9단

그렇다면 올해 MVP는 박정환일까, 신진서일까. 이 결정에 도움을 줄 결정적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12월 21일부터 중국 청두(成都)에서 벌어질 제1회 천부배가 운명의 무대다. 올해 창설된 이 대회는 최종 우승자가 12월 25일(또는 26일) 나올 예정이어서 올해 바둑대상 시상의 결정적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천부배는 우승 상금도 200만위안(약 3억 3000만원)이나 될 만큼 규모도 큰데다 대회 방식도 신선하다. 국제 메이저로는 처음 2개조 토너먼트에 이은 크로스 준결승 방식으로 치르는 것. 앞서 조 순위까지 결정되고 청두(成都)로 옮겨 벌어질 4강전 대진표는 박정환 대 천야오예, 신진서 대 장웨이제의 절묘한 카드로 형성됐다.

박정환이건, 신진서건 이 대회서 우승하면 2018 바둑대상 수상자를 99.9% 예약하게 된다. 둘이 결승을 펼칠 가능성도 꽤 있는데, 그러려면 우선 각자 준결승 장애물부터 넘어야 한다. 이 준결승 대진이 또한 만만치 않다.

박정환은 천야오예게 통산 13승 20패로 뒤져있다. 천하의 박정환에게 20패나 안겨준 외국 기사는 천야오예가 유일하다. 2016년 8월 이후 박정환은 천야오예에게 내리 6연패 중이다. 올해만 해도 2패가 추가됐다. 신진서는 장웨이제와 한 판밖에 안 겨루었지만 그 판서 패점을 기록했다. 천부배는 신진서와 박정환의 올해 MVP 대결서 최대 격전지가 될 수 있지만 자칫 피해갈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천부배 직전 중국 닝보(寧波)에서 열리는 제12회 춘란배도 변수다. 이 대회는 현재 8강까지 추려놓고 있으며 12월 17, 19일 8강전과 준결승을 치른다. 결승은 내년으로 넘어간다. 한국 기사 중엔 박정환 박영훈 김지석 3명이 8강전을 앞두고 있고 신진서는 이 대열에 들지 못했다. 만약 박정환이 결승 티킷을 따내고 귀국한다면 MVP 표심에 결정타로 작용할 수도 있다.

프로기사에게 수입은 능력을 가늠하는 또 하나의 척도다. 박정환의 금년도 연간 수입은 12월 11일 현재 약 11억 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만약 천부배서 우승한다면 3억 3000만원이 추가돼 14억 6000만원에 달하게 된다. 이는 이세돌이 2014년 세웠던 국내 최다 연간수입(14억 1000만원)을 넘어서는 신기록에 해당한다. 신진서는 현재 4억 3000만원을 벌어 박정환에 이은 2위가 확정됐다. 천부배서 우승한다 해도 7억 6000만원에 불과, 역전을 꿈 꿀 수는 없다.

바둑대상 행사는 1978년 기도(棋道)문화상이란 이름으로 시작, 프로기사 MVP, 바둑문화상 등 여러 번 명칭이 바뀌다가 2003년 현재의 이름으로 정착했다. 중간에 시상을 건너 뛴 해도 몇 번 있다. 이창호가 총 11회 MVP를 수상했고 조훈현과 이세돌이 각 8회로 뒤를 이었다. 유창혁 최철한 김지석도 1회씩 MVP에 등극했다. 2013년부터 박정환 시대가 열려 작년까지 총 4차례 정상을 밟았다. 올해도 수상한다면 MVP 4연패(連霸) 포함 초 5회째 등극이 된다. 신진서는 첫 MVP 도전이다.

최우수기사(MVP)는 올해 12월 27일까지의 성적을 기준으로 투표(기자단 70%, 팬30%)에 의해 선정한다. 신인상, 시니어상, 여성기사상, 기량 발전상 등의 주인도 함께 발표되지만 MVP에 비하면 들러리일 뿐이다. 바둑계 1인자를 가리는 바둑 대상 올해의 주인공은 정말 누구일까. 사상 최고의 접전 마지막 라운드 공이 막 울렸다.
Top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