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English LG
LG Home English Chinese

생중계
뉴스
기보보기
기보해설
대회개요
대진표
선수소개
역대 우승자 보기
기력향상 길라잡이

쏙쏙바둑정보
에피소드
이홍렬의 바둑이야기
  2차 전관왕 도전 나서는 일본 자존심 이야마
 

일본 바둑계는 이야마 유타(井山裕太)를 위한 무대이고 나머지 기사들은 둘러리라고 말해서 크게 지나치지 않다. 십수년 째 그에 의해 온통 ‘원맨쇼’에 가까운 독주 행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야마(28)가 생애 두 번째 전관왕에 도전하는 길이 열렸다. 지난 7월 28일 벌어진 제42기 명인전 도전자 결정 리그전에서 이야마는 무라카와(村川大介, 26)를 꺾고 7전 전승을 마크했다. 이야마는 리그 종료까지 아직 한 판이 더 남았으나 나머지 리거 전원이 3패 이상 기록, 잔여대국을 채우지 않고도 도전권 획득이 확정됐다.

이로써 이야마는 현재 명인인 타카오 신지(高尾紳路, 40)와 8월 30,31일 오사카서 도전 7번기 제1국에 돌입한다. 이 대국은 둘 간의 리턴매치이기도 하다. 이야마는 지난해 4월 이다 아츠시(伊田篤史, 23)가 보유중이던 십단 타이틀을 빼앗으며 일본 바둑 사상 최초의 7대 메이저 동시 제패를 달성했는데 7개월 뒤 명인을 다카오에게 내주면서 6관왕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이야마는 나머지 왕좌, 천원, 기성(棋聖), 십단, 본인방, 기성(碁聖)을 모두 방어하면서 7관왕 컴백의 기회만을 노려왔다. 그리고 이번 도전권 획득으로 그 꿈을 이룰 찬스가 다시 찾아온 것이다. 명인 도전권을 따내기 직전 벌어진 제42기 기성(碁聖)전 도전기서 이야마는 선배이자 숙적인 야마시타(山下敬吾)를 3대0으로 일축하고 이 타이틀 역대 최장 방어인 6연패에 성공했다.

이야마의 페이스는 언제 보아도 놀랍다. 그야말로 군계일학 같은 존재다. 올해 2017년 들어서만 41기 기성(棋聖)전서 고노린(河野臨)의 도전을 4대2로 막아내 5연패(連覇)히면서 명예 기성의 칭호를 얻었고、제64회 NHK배를 따냈으며, 제55기 십단전도 방어했다. 신예 모도키(本木克弥)가 도전해온 본인방전도 스트레이트로 방어했다. 그리고 야마시타와 맞선 기성(碁聖)전으로 이어졌다.

2016년 54기 십단전서 이야마가 이다(伊田篤史)를 3대1로 꺾고 전관왕에 오른 것은 일본뿐 아니라 세계 바둑계를 온통 놀라게 한 빅 뉴스였다. 일본 바둑계는 그동안 기성 명인 본인방 등 최고 타이틀 빅3를 동시 제패하는 대삼관(大三冠)을 프로기사 최대의 영광으로 쳐왔다. 이 기록은 조치훈이 세 차례에 걸쳐 달성했다. 하지만 전관왕은 대삼관을 포함해 메이저 7개 기전 동시 제패를 뜻하는 것이어서 대삼관보다 훨씬 더 어렵다.

이야마 자신도 2013년 37기 기성(棋聖)전 우승으로 사상 첫 6관왕 겸 7대 메이저 타이틀을 한 번 이상씩 우승해보는 이른바 그랜드슬램을 최초로 달성했지만 아직 7관 동시 제패는 아니었다. 한국에서 전관 제패기록은 조훈현이 80년, 82년, 86년 등 세 차례 기록한 바 있더. 중국에선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세계 1인자라는 커제(柯潔)가 세계 기전 2개, 국내 기전 2개 등 4개를 보유 중일뿐 전관왕과는 거리가 멀다. 전관제패란 그만큼 어렵다.

이야마에겐 온통 최연소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1989년 5월 오사카서 태어났다. 2002년 13세 나이로 입단한 것부터가 경이적이다. 2005년 비공식전인 제2회 중야배(20세 이하 대회)서 첫 우승을 맛보고, 신인왕전서 준우승한데 이어 제12기 아함동산배를 통해 프로 데뷔 첫 우승을 맛본다. 16세 4개월로 일본 바둑 사상 최연소 타이틀 기록이었다.

이 우승 보너스로 그는 승단 규정에 따라 단숨에 7단으로 점프했다. 2007년 기성전(棋聖)전서 사상 최연소 리그 진입(17세 10개월), 명인전 사상 최연소 리그 진입(18세 5개월)에 잇달아 성공했다. 2009년엔 본인방전서도 최연소 리그 진입(20세 2개월)을 이뤄 3대 메이저 본선을 20세 이전에 모두 달성했다. 물론 이야마 외엔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고지다.

같은 해(2009년) 제34기 명인전서 당시 최강자이던 장쉬를 4대1로 일축하며 우승, 사상 최연소 명인(20세 4개월)에 올랐다. 승단 규정에 따라 사상 최연소 9단까지 따냈다. 2016년 본인방 5연패로 ‘영세(永世) 본인방’ 칭호를, 2017년엔 기성 5연패로 명예 기성 칭호를 받았다. 타이틀뿐 아니라 해마다 최다대국, 최다승, 승률, 연승 등 온갖 기록부문 상을 석권한다. 바둑 기관은 물론이고 사회단체 등에서 주는 상도 독식하다시피 해서 연말연시 가장 바쁜 기사로 통한다.

하지만 이같은 점유도에 비하면 국제대회 성적은 본인에게나 일본 팬들에게나 만족스런 편이 못 됐다. 이것은 기량의 문제일 수도 있고, 전통 깊은 국내 타이틀을 국제대회보다 더 우선시하는 일본 바둑계의 관습과도 전혀 무관하지는 않다. 이야마는 2013년 제25회 TV아시아 선수권서 박정환을 꺾고 유일한 세계 제패를 이루었으나 메이저 기전으로 꼽아주지 않는 대회다.

2011년 제24회 후지쓰배 준결승서 박정환에 패하고 3-4위전서 중국 장웨이제(江維傑) 눌러 3위를 한 기록이 있다. 오는 11월 벌어질 제22회 LG배 조선일보기왕전 8강전에 올라있는데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주목된다. 상대는 중국의 젊은 기대주 양딩신(楊鼎新, 19)이다. 일본 바둑이 약해서 이야마가 독주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면 그 자신이 국제대회서 실적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이번 LG배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공산이 크다.

이야마의 재능은 어린 시절부터 꽃을 피웠다. 97년 8살 때 전국소년소녀 바둑대회서 우승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였는데, 이 기록은 야마시타(山下敬吾)와 함께 일본 바둑 사상 공동 최연소 기록으로 남아있다. 5살 때 아버지가 사다 준 TV 게임으로 바둑을 배웠고, 6살 때 이시이 구니오(石井邦生) 9단 문하에 들어갔다. 일본기원 관서 총본부 소속이다.

현재까지 이야마가 따낸 국내외 타이틀 총수는 45개. 조치훈, 사카다(坂田榮男),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 오다케(大竹英雄), 가토(加藤正夫)에 이어 현재 이 부문 일본 6위다. 최고기록 보유자인 조치훈의 74회와는 아직 30개 가까운 격차가 있다. 하지만 바둑계 전문가들은 조치훈의 기록을 따라잡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이야마를 꼽는다. 1년에 6~7개씩 따내는 무시무시한 ‘타이틀 폭식‘ 실력 때문이다.

이야마가 명인전 도전권을 따낸 무라카와 전의 백번 불계승은 그의 최근 공식전 16연승째에 해당한다. 이야마의 개인 최장 연승기록은 2015년에 작성한 24연승으로, 타계한 사카다(坂田榮男)가 세웠던 29연승 다음의 역대 2위 기록이다. 이야마가 이번 기회에 자신의 기록은 물론 사카다의 역대 최장 연승기록까지 갈아치울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연승 가도를 질주하는 것 하나만 보더라도 그의 컨디션이 호조란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야마 유타 스스로도 그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까지 온 것이 스스로 생각해도 놀랍다. 모처럼 다시 7관왕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니 후회 없도록 공부하고 임하겠다. 한판한판 열심히 승리를 축적해나가고 싶다.“ 일본 바둑계의 슈퍼 히어로 이야마가 생애 두 번째 전관 제패를 향한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Top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