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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배, 한국바둑 요람 복귀 시동 걸었다
 


‘LG배 대첩(大捷)’이라고들 했다. 4월 초순 한국기원서 벌어졌던 제22회 LG배 조선일보기왕전 통합예선서 한국이 거둔 기록적 대승을 일컫는 말이다. 통합예선 성적을 보면 그해 판도가 대략 드러난다. 적은 병력으로 우승 고지까지 질주하는 경우도 있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초기 군사 숫자와 결승 다툼 병력은 아무래도 비례하기 마련이다. 세계 바둑이 10년 넘게 한국과 중국의 양국 대결로 좁혀지고 양국 간 전력도 팽팽한 균형을 이루면서 수적 열세를 뒤집는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임이 번번이 입증돼 왔다.

4월 8일 한국기원서 벌어진 결승전 결과는 놀랄 만 했다. 한국기사들이 무려 13명이나 승리해 단 3명에 그친 중국을 압도한 것이다. 13대 3이란 스코어는 LG배뿐 아니라 삼성화재배 등 다른 국제대회 과거 전적을 포함해 신기록이다. LG배의 경우 2011년 16회 대회 때 한국 11명 대 중국 5명이 한국의 최고 성적이었는데 이를 2명이나 뛰어넘은 것이다.

2008년 도입된 LG배 통합예선은 초기엔 한국이 앞섰으나 이내 양적 팽창을 도모한 중국을 위한 운동장으로 바뀌어갔다. 2010년 제15회 LG배 이후 연도별 한-중 전적은 지난해까지 중국이 5승 1무 1패란 압도적 성적으로 한국을 앞서 왔다. 특히 19~21회의 최근 3년 간 양국 통과자 수 합계를 보면 한국이 14명, 중국은 그 2배도 훨씬 넘는 34명에 달했다. 한국이 중국보다 많은 티켓을 차지한 것은 16회 대회 이후 6년 만이다.

올해 중국의 통합예선전 참패는 탈락자들의 면면에서도 확인된다. 2위 미위팅, 3위 롄샤오, 5위 퉈자시, 7위 스웨, 8위 탄샤오, 9위 판윈러, 10위 구쯔하오 등 자국 최상위 랭킹 10위권 중 7명이 대거 탈락했다. 15위 장웨이제, 11위 양딩신, 23위 셰얼하오 등 3명이 간신히 본선에 상륙했다. 판팅위(12위), 황윈쑹(13위), 리친청(14위) 같은 강호들도 올해 LG배에선 더 이상 이름을 볼 수 없게 됐다. 이 같은 중국 최고스타들의 대거 탈락 역시 과거엔 볼 수 없던 이변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랭킹 순으로 박영훈(4위), 안성준(8위), 강동윤(9위), 이영구(11위), 변상일(13위), 홍성지(19위), 윤준상(20위), 김명훈(22위), 김정현(26위), 강승민(36위), 이원영(43위), 홍기표(54위), 최정(55위) 등 13명이 대거 결승서 승리했다. 가장 먼저 승전보를 전한 기사는 홍성지. 준결승서 딩스슝을 따돌린 뒤 결승전에선 제17회 LG배 챔피언 스웨를 완파하고 ‘꿈의 무대’ 승선에 성공했다.

구쯔하오를 여유있게 물리친 박영훈의 선전도 믿음직스러웠다. 통합예선 출전 한국기사 중 최고 랭킹(4위)인 박영훈은 LG배 직전에 열렸던 몽백합배 통합예선서도 본선 티켓을 따낸 바 있다. 6월엔 중국 탄샤오와 춘란배 패권을 놓고 세계 대회 결승전을 치를 예정이다.

216년 제3회 바이링배 16강이 국제대회 최고 성적이었던 안성준은 중국 신예 친웨신을 물리쳤고, 제20회 LG배의 주역 강동윤은 강호 판윈러를 상대로 이날 마지막 16번째 티켓의 주인이 됐다. 이원영은 대만의 왕위안쥔에게 반집을 이겼고, 김정현은 중국의 잘 나가는 신예 쉬자양에게 항복 문서를 받았다.

이영구는 이번 대회서 돌풍을 몰고 왔던 대만 16세 유망주 린쥔예를 한 수 가르치며 지난 해 LG배서 거뒀던 16강 이상의 목표에 도전하게 됐다. 김명훈도 중국의 유망주 롱이를 꺾어 3년 연속 LG배 본선 식구로 등록했다. 국내 기사끼리의 결승도 여러 판 벌어져 윤준상이 허영호를, 강승민이 이지현을, 홍기표가 김승재를 각각 따돌렸다. 변상일도 류민형과의 ‘형제 대결’을 승리로 장식했다.

최정의 분전은 이번 통합예선 최고 화제 중의 하나였다. 지난 해 21회 LG배에서 대회 사상 본선에 오른 최초의 여성 기사가 됐던 최정은 올해도 결승서 최재영을 이기면서 2년 연속 LG배 등정이란 역사를 썼다. 최정은 작년 본선에서도 첫판을 승리, 당당히 16강에 진출했었는데 올해 그 기록마저 깰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한편 31명 출전한 일본과 20명이 원정온 대만은 이번에도 예선 통과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대만은 예선 결승에 2명이 올라가는 분전을 보였으나 모두 한국기사의 벽에 막혔다. 일본은 예선 8강 대진표에서 전원 이름이 지워졌다. 일본은 2007년 12회 때의 류시훈, 대만은 2006년 11회 대회의 린즈한이 LG배 본선을 밟아본 마지막 기사로 이후 예선 통과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아마추어 부문에선 올해도 한국기사 8명이 투지 있게 나섰지만 문유빈이 L조 4강까지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8강 이하에 머물렀다. 아마추어로 LG배 본선의 벽을 뚫은 예는 20회 대회 때의 안정기가 유일하다. 안정기는 당시 LG배 직후 열린 몽백합배 통합예선을 또 통과, ‘포인트 입단’ 점수로 프로가 돼 현재 2단으로 활약 중이다.

LG배는 올해부터 본선멤버 구성 방식을 일부 개정했다. 작년까지 통합예선을 면제받는 시드자 16명의 구성은 전기 우승 및 준우승자, 그리고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이 각각 5, 4, 4, 1명이었는데 올해부터 6명, 3명, 3명, 1명으로 조정됐고 주최측 지명 와일드카드(1명) 제도를 신설했다. 지난해까지 세계 바둑계에 몰아쳤던 중국 강세를 완화시켜보자는 뜻이었는데, 한국이 올해 통합예선서 대승을 거두면서 한국 선수단 숫자가 뜻밖에도 비대해졌다.


LG배 사상 첫 와일드카드의 영예를 누린 기사는 한국 원성진이다. 이로써 시드 확보자를 포함하면 32강이 겨루는 본선엔 한국 20명, 중국 8명, 일본 3명, 대만 1명이 나서게 됐다. 시드 확보자는 한국이 박정환(1위), 신진서(2위), 이세돌(3위), 김지석(5위), 최철한(6위), 이동훈(7위 이상 한국 랭킹), 중국은 당이페이(전기 우승자, 31위), 저우루이양(전기 준우승자, 4위) 커제(1위), 천야오예(6위), 탕웨이싱(20위, 이상 중국 랭킹), 그리고 일본 이야마, 이다, 이치리키와 대만 샤오정하오 등이다.

한국의 출전자 수는 전체 대비 62.5%로 엄청난 ‘대군’이 구성됐다. 랭킹 기준의 한 중 양국 출전 기사들 면면을 비교해도 한국의 우승 가능성이 중국에 비해 훨씬 높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에 눌려 의기소침했던 한국 바둑계와 팬들이 이번 LG배 통합예선 결과에 환호를 보내는 이유다.

중국은 2015년 국제 메이저 기전을 휩쓸었다. 한국은 오로지 강동윤이 보유한 LG배 하나로 버텼다. 그 LG배가 올해 초 21회 대회 결승전을 치른 결과 당이페이에게 패권이 넘어갔다. 동시에 중국은 전 메이저 세계타이틀 석권, 한국은 무관(無冠)국으로 갈렸다.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이 극명한 대비를 과연 올해 LG배가 바꿔놓을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작년 21회 대회까지 국가별 LG배 패권 회수는 한국과 중국이 각 9회씩으로 똑같고, 나머지를 일본(2회)과 대만(1회)이 분점 중이다. 초기와 중기 LG배는 한국이 세계를 제패하는 과정에서 거점 또는 기지(基地) 역할을 해왔다. 올해 LG배가 다시 한국 품으로 돌아온다면 이 같은 전통을 재개하는 셈이다. 그런 시나리오를 향해 ‘멍석’이 깔아졌다.

LG배의 우승 상금은 3억원이다. 1인당 3시간씩 주어지는 정통 기전이란 점, 홀짝을 맞춘 쪽에게 흑백 선택권이 주어진다는 점, 점심시간 없이 끝까지 대국을 강행한다는 점 등이 LG배의 특징으로 꼽힌다. 32강이 겨룰 22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본선은 5월 28일 전야제 겸 대진 추첨식을 가진 뒤 29일 32강전, 31일에 16강전을 실시한다. 장소는 경기도 가평 소재 새 시설인 대교 마이다스리조트. 세계 최고의 기전 LG배 22번째 잔치가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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