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배 신예10걸전 타이틀 홀더인 안조영 四단 역시 이九단의 형세판단이 완벽한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창호형은 종반 끝내기 뿐만이 아니라 모든 부분이 다 셉니다. 특히 노력하는 모습은 모든 후배기사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지요. 최근에는 취미를 만들려고 노력중이라고 하는데 바둑외에는 무엇을 하듯 1시간을 넘기는 법이 없어요. 참으로 무서운 자제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목진석 三단 역시 모든 부분이 센 것에 동의하면서 “타고난 것에다가 계속 열심히 공부하는 것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말한다. “정상의 실력이면서도 꾸준히 노력하는 것에 감탄했다”는 목三단은 그러나 다른 기사들과는 달리 창호형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3판을 두어봤는데 첫판은 만만치 않은 형세에서 졌습니다. 그때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지요. 물론 나머지 두판은 완패였지만 열심히 두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게 소득이었다고나 할까. 창호형을 이기려면 딴 것보다 바둑쪽에 관심을 두어야만 할 것 같아요. 항상 바둑만을 생각하고 바둑에 매달리려는 자세가 있는 누군가만이 창호형을 능가하겠죠. 아직 우리나라엔 없는 것 같고, 중국의 창 하오(常昊) 八단이나 왕 레이(王磊) 六단이 창호형에게 가장 근접한 신예기사라고 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창 하오 八단은 이창호에게 자신감을 잃고 있다. 그는 “이九단은 돌부처라는 별명답게 인내심이 세계제일이다”라고 평하면서 “뒷심이 강하고 끝내기가 강해 자신은 잘 안될 것 같다”라고 꼬리를 내린다. 중국이 가장 자랑하는 차세대 1인자, 아니 중국등급점수제로 따지면 현 랭킹 1위가 3번밖에 싸우지 않은(1승2패) 적장에게 겸손의 차원을 넘은 존경(?)을 표시하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일까? 이는 중국의 1인자로 인정받는 마 샤오춘(馬曉春) 九단의 공로가 지대하다고 여겨진다. 전성기를 구가하던 마九단이 이창호에 덜미를 잡혀(3승15패, 승률 16.66%) 하락세를 보이는 것에 중국기사들이 쇼크를 받았다고 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차영구 기자 / 구성 CYBERORO ]

○... 현재 안조영은 7단, 목진석은 6단의 고단진 프로가 되었으며 더 이상 신예라고 부르기에는 매우 어색한 정상급의 청년 기사들이 되었다. 그동안에(98년부터) 두사람 모두 이창호 9단과 각각 2번 이상의 번기 승부를 가졌다. 첫번째 대결에서는 두사람 모두 일방적으로 밀리는 듯한 느낌을 주었었다, 그러나 2002년 기성전과 패왕전에서의 목진석과 안조영은 비록 패퇴했으나 98년도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강인한 자심감을 보여주었다. 특히 목진석 6단은 속기전인 KBS 바둑왕전에서 2-1로 이창호 9단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 지금은 9단이 된 중국랭킹 1위 창하오는 이창호 9단에게 번번이 가로막혀 세계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많은 찬스를 놓쳤었다. 98년 후지쯔배 결승, 2000년 응씨배등이 대표적인데, 지난 2001년의 제6기 삼성화재배 준결승에서는 비로소 이창호 9단에 2-1로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 세계대회 우승의 비원을 이루는 듯했으나 조훈현 9단의 벽에 가로막혔었다.

○... 취미가 없을 것 같은 이창호 9단도 그래도 여러가지 취미를 가지려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 한때는 독서를 위해 줄기차게 책한권은 들고 다녔었고, 탁구도 굉장히 많이 즐긴 종목에 해당한다. 볼링도 같은 또래의 기사들과 시도를 했었으며, 엄청난 유행을 했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도 후배에게서 배웠었다고 한다.

다양한 시도 끝에 이창호 9단의 취미로 정착한 것은 앞의 예를 든 것보다 상당히 격렬한 테니스였다. 이창호 9단은 테니스를 이제 생활의 일부로 즐기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고 한다.

●... 관련기보는 '이창호 기성 VS 목진석 도전자' 의 제13기 기성전 도전1국으로 2002년 1월 4일에 열렸었다. 종반전투에서 자신감을 잃지 않고 승부수를 던지는 목진석의 패기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