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짱과 백교수의 태국탐방기

이다혜 4단과 백지희 2단이 태국바둑대회 참관을 위해 치앙마이로 떴다. 시리즈 기행문은 총 3편으로 두 기사의 합작으로 쓰여진다.

<다짱>

'다짱' 이다혜4단은 차분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여행을 좋아하고 모험을 즐기는 아직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너무 많은 명랑한 아가씨. 현재 한국외대 일본어대 4학년에 재학 중이며 대학바둑보급에 관심이 많아 대학바둑연맹YB 고문직을 맡고 있다.





입단 당시 만화 '뽀빠이'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순수한 외모로 '반상의 올리브'라 불리던 백지희 2단. 명지대 바둑학과에서 4년 내내 장학금은 성실함과 불타는 학구열(?)로 이제는 주위 사람들에게 '백 교수'라 불린다. <백교수>



싸와디카~~ 치앙마이

치앙마이는 태국 북부에 위치한 태국 제2의 도시로 고대 란나왕국의 문화와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연평균 24.6도로 골프 클럽이 많이 존재하며 하루사용료가 2만 원 정도입니다. 또한 고산족 마을을 찾아가 숙박을 하거나 코끼리와 대나무 뗏목을 이용하는 트래킹도 인기라고 합니다. 자연환경이 좋고 사람들도 순박해서 치앙마이로 은퇴이민 오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10월25일 태국으로 떠나는 날. 치앙마이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바라본 하늘입니다. 아름다운 자연 앞에서 겸손해지는 자신을 느낍니다

다짱과 백교수가 공항에서 우여곡절 끝에 대회 관계자를 만나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에서는 이미 환영만찬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태국바둑협회의 부회장인 완타니 여사가 다짱과 백교수를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습니다. 이번 태국행을 위해 일주일간 태국어 과외를 받은 다짱은 미소를 지으며 싸와디카? 찬 츠- 이다혜 카. 라며 인사말을 건네었습니다.

한국의 프로기사가 태국어로 인사할 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인지 완타니 여사는 무척 기뻐했습니다. 다짱의 태국어 실력은 아주 간단한 회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짱은 본인이 알고 있는 태국어를 총동원해서 완타니 여사와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이런 노력이 가상해 보였던 것일까요? 대회 내내 완타니 여사는 다짱에게 관심을 보이며 아껴주었습니다. 거의 며느리 삼을 기세였다고 해도 무리가 아닙니다.

코끼리 훈련소

10월26일은 선수단과 임원진 모두 관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찾은 곳은 태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매사 코끼리 훈련소. 코끼리한테 바나나와 사탕수수를 닮은 나무를 먹이로 주기도 하고 코끼리님 위에 타 보기도 했습니다.

또 코끼리 쇼를 보았는데 코끼리가 축구도 하고 다트도 하고 심지어 그림까지 그립니다~!

점심식사는 Tiger Kingdom라는 곳에서 했는데 이곳에서는 일정 금액을 내면 사자와 호랑이들을 직접 만지고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요금은 사자와 새끼호랑이는 520바트, 호랑이는 320바트였습니다. (100바트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4000원 정도입니다.)

호랑이를 만질 수 있다니!! 라며 다짱은 눈을 반짝거리며 무척 만져보고 싶어 했으나 시간이 없어서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러분은 기회가 오시면 꼭 시도해보세요~!

치앙마이에는 1000여개의 사원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은 바로 도이쑤텝(Doi Suthep)이란 곳입니다. '태국을 방문하는 사람 중에 치앙마이를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태국을 보았다고 할 수 없고, 치앙마이를 방문한 사람 중에 도이 쑤텝을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치앙마이를 보았다고 할 수 없다'. 라는 말이 있을 만큼 치앙마이를 대표하는 사원입니다.

해발 1.053m 에 위치해 있어 치앙마이가 한 눈에 들어오는 이곳에는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나는 황금 째디가 있는데 이 안에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다고 합니다.

다짱과 백교수는 이것이 사실인지 궁금하여 태국인에게 물어 보았는데 태국인은 “안에 실제로 진신사리가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진신사리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국민의 94% 이상이 불교신자인 국가답다고 생각했습니다.

태국인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절에 가서 감사의 공양을 드리고 절에서 혼례를 올리기도 하고 또한 절에서 장례를 치르기도 합니다. 인생의 처음과 끝 그리고 중요한 순간에 불교와 함께 하는 것이죠. 태국인들에게 불교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삶 그 자체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국 사원에 가면 자주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태국불교는 소승불교라고 합니다

태국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식민지가 된 적이 없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태국국민들은 자존심이 강하고 태국왕실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또한 태국왕실은 국민들을 위해 좋은 일을 정말 많이 한다고 합니다. 국민에게 존경받는 왕실과 그 사랑을 다시 국민에게 돌려주는 나라- 우리나라도 지금 입헌군주제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습니다.

태국바둑의 아버지-코삭

태국 바둑계에 대해 말하려면 태국의 조남철9단 코삭회장을 빼 놓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태국에서 열리는 거의 모든 대회의 주관과 후원은 태국바둑협회와 대기업인 CP그룹이 하고 있고, CP그룹 계열사 중 세븐일레븐의 회장인 코삭씨가 바로 태국바둑협회의 회장이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임원이 태국바둑협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것이죠.

코삭 회장은 1991년 홍콩 출장 중 바둑을 접한 뒤, 바둑의 매력을 태국에 알리고 싶어서 매스컴에 바둑 관련된 광고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바둑을 배우는 사람이 서서히 늘기 시작해서 지금은 바둑 인구가 5만여 명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유단자도 400여명이나 되고, 단증이 있으면 입학할 수 있는 대학교도 10여 곳 생겼다고 합니다.

10여 년 전에는 바둑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태국이 올해는 아시안게임에도 선수를 출전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낼 수 있는지 다짱과 백교수는 코삭 회장을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 회에는 아시안 대학생 바둑대회와 태국 대학생 바둑대회에 관해 소개합니다. 어떤 순간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요?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회를 기다려 주세요.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