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돌(좌)과 구리,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축구 강팀들과 프로 기사들의 기풍은 비교가 가능할까? 어느정도 가능할 지도 모른다. 한국축구국가대표 허정무 감독의 지론이 바둑의 격언인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인 것을 보면, 바둑의 전략적 개념이 축구의 전략 전술적인 면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긴 하는 모양이다.

중국인들은 특히 중국 바둑계 관련자들은 한국바둑의 실력을 인정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중국의 바둑 실력을 인정한다.) 이와는 반대로 한국축구의 실력은 될 수 있는대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을 짧은 중국 취재중에도 느낄 때 가 있었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난 후에 한국기원 관계자와 중국 관계자가 바둑 외적인 문제로 아웅다웅 하는 걸 봤는데 내용은 이런 거였다.

중국 : “너네 심판매수 했다며? 너네(한국)는 뇌물 써서 월드컵 4강 가냐? 부끄럽지도 않냐?”
한국 : “그렇게 부럽냐, 그게 되는 지 안되는지 뇌물 써서 어디 1승이라도 거둬 보렴, 너네 실력에 본선 진출이라도 제대로 하겠니”

양쪽 다 얼굴은 실실 웃으면서 이야길 하는데 내용은 생각보다 험악했던 거 같다. ‘축구와 바둑’하니까 그냥 생각이 났던 이야기다. 그냥 이런 점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서 다음의 글을 감상해보자. 중국 체단주보에서 바둑고수의 기풍과 축구 강팀의 스타일을 비유해서 써놓았다. 이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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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에루이 기자는 한 때 월드컵 우승을5회 차지한 브라질이 바둑계의 “광풍(원문 狂石,)”이세돌과 크게 닮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세밀하고 유려한 공격 ,물샐 틈 없는 수비, 압도적인 전력을 놓고 볼 때 아주 닮았다고도 썼다.

일부 사람들은 브라질을 바둑계의 우칭위엔 (吴清源) 과 이창호에 비유하기도 한다. 우칭위엔은 전성시기에 가히 독고불패였다. 브라질과 전성기 시절 우칭위엔의 공전절후(空前絶後)한 전적은 서로 비교하기가 힘든 면이 있다. 이창호가 세계 바둑계에 홀로 거닐 때, 그의 치명적인 무기는 끝내기였다. 후반의 공력에서 따를 자가 없었다. 그러나 그의 공격력은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니어서 그냥 브라질이라고 하기엔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월드컵 우승을4회 차지한 이탈리아가 현재의 이창호랑 더 닮지 않았겠는가? 전반에 조용했다가 후반부터 공격을 가하는 (금종조(金钟罩)- 권술로 연마하는 강신술의 하나.)을 연마한 듯하다. 마지막 스퍼트(last spurt) 때 미세한 우세를 지켜 먼저 승리의 테이프를 끊는다. 양자는 어찌 이처럼 닮았는가! 그러나 비교에 있어 부족한 점이 있다. 이창호는 10년동안 고수들과의 경쟁에서 늘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탈리아는 그렇지 않다.

열정이 넘치고, 낭만과 진솔함이 모두 겸비되어있는 아르헨티나는 누구를 닮았는가? 구리 일 수 밖에없다.구리가 좋아하는 축구선수도 아르헨티나의 공격수 바티스투타이다.아르헨티나는 원래부터 자기들의 개성을 숨기는 일이 없다. 축구장에서 제멋대로 개성을 발휘하는 아르헨티나는 청춘의 힘과 포부가 큰 구리와 그 얼마나 비슷한가! 비록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우승을2회밖에 차지하지 못했지만. 매 월드컵에서 아르헨띠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승패를 떠나서 이런 기질이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그것이 축구장이든 바둑판이든지 말이다.

04년유럽컵에서 한방에 이름을 날린 그리스(우승팀)는 “미련을 갖지마라, 전설일 뿐이다”라는 유행어를 그대로 재현한 팀이다.그러나 그것 한 번 뿐,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팀에게 2:0으로 짓밟혔다.기사들중 누가 그리스랑 닮은점이 있는가? 뤄시허 이다. 05년 삼성배에서 뤄시허는 조한승,송태곤,최철한,이창호등 한국의 일류 기사들을 모두 제치고 우승까지 거두었지만 단 한 번 너무높게 날았던 뤄시허는 금방 떨어졌다. 비록 현재 만나는 상대들마다 괴롭힘을 당할 처지까진 이르지 않았지만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물론 양자는 틀린 점도 있다.뤄시허의 바둑은 영감이 뛰어나다.그의 천재적인 행마법은 보기 드물다. 그러나 그리스는 전형적인 방수반격이다.아무런 아우라도 없다.

스페인은 공력이 심후하고 기술이 화려하기로 널리 알려졌다.이는 튼튼한 기풍중에 내포한 화려한 행마법을 지닌 콩지에랑 너무 닮았다. 그러나 우승의 문턱까지 이르러 실패의 고통을 수없이 맛보고 억울하지만 다년간 2인자의 자리에 머물렀다. 그러다 마침내 09년아세안컵TV속기전에서 봉황은 열반(涅槃)하여 영락없는 초일류 기사로 탈바꿈 하였다.

프랑스는 공격과 수비능력을 모두 겸비했지만 선명하고 독특한 개성이 없다.핵심 지네딘 지단선수가 나타난 후 프랑스는1998년 월드컵 우승과 2000년 유럽컵 우승을 거두고 단번에 초일류 황제로 변신했다.그러나 일단 핵심-지네딘 지단만 없으면 프랑스는 왕자의 기(气)를 모으기 힘들다.창하오는 2005년 응씨배에서 시작하여 연속으로 삼성배와 춘란배우승을 거두었다.의기가 얼마나 왕성하였던가, 이 얼마나 장관인가!

현재의 그는 프랑스와 같다.월드컵 우승을 향해 돌격하기에는 늘 내공이 부족하다. 그런 느낌이 든다.

등색(橙色)의 불덩어리가 축구장에서 질주하는듯한 네덜란드는 “미남”류싱과 같다. 기발한 생각 으로 기세가 왕성할땐 구리,콩지에도 넘다가 기세가 쇠약해지면 무명기사들 한테도 패하는 그는 컨디션이 늘 불안정하다.

독일은 전차군단이다. 규칙을 지켜 착실하고 견실하게 한걸음 한걸음 추진해 나간다. 화려한 발놀림도 폭풍같은 기세도 없지만 누가 독일을 얕볼 수 있는가? 독일은 “노력만 하면 성공한다”는 신념으로 세인들을 격려하는 듯하다. “마왕”치우쥔도 이와같은 기사이다.그의 바둑에 천부적은 재능은 없어보이지만 그가 바둑에 쏟은 정력과 시간 그리고 절대로 패를 인정하려하지 않는 정신만큼은 손꼽힌다.

다년간“마왕 치우쥔”은 어느덧 중국내 수많은 우승을 거두었다. 삼성화재배에서 결승까지도 진출했다.어느 때 던지 상대가 누구던지 치우쥔과 만나면 먼저 자신에게 기합을 불어넣고 백이십프로의 정신으로 대국을 진행해야 된다.

[번역 : 사이버오로 중국통신원 이기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