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 늘기 위해서는 실전을 많이 쌓고 바둑책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이와 함께 바둑을 두는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다. 즉 승부욕을 갖는 것이다.

승부욕이 없으면 제아무리 노력을 기울여도 바둑은 결코 늘지 않는다. 실제로 바둑을 업으로 삼고있는 프로기사들은 승부욕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또 한판을 이기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기울인다는 사실을 중급자들은 잘 음미해 보기 바란다.

혹시 "무슨 아마추어가 바둑을 즐기면 됐지"하고 이기든 지든 별로 개의치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마음을 고쳐먹기 바란다.마음을 바꾸기 전에는 결코 바둑에 진전이 없을 것이다.

적어도 졌을 때만큼은 자책할 줄 알아야 승부욕이 생기고, 승부욕이 생겨야 비로소 기력향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년5급 K부장의 하소연 - 사례1

<사례>

서두에 언급했던 K부장의 고민을 들어보자.

"사실상 판수로 따져서 나보다 더 많이 바둑을 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지금까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판을 두었습니다. 그런데도 기력은 5급에서 더 이상 늘지 않는데, 무슨 대안이 없을까요?"

<진단>

"중반전과 종반전은 5급 이상의 실력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초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 같습니다. 특히 중점적으로 공부해야 될 부분이 정석부분인 것 같습니다. 바둑은 실전을 많이 하면 느는 게 사실이지만, 책을 통한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중급자 중에는 K부장처럼 자기 기력에 비해 포석, 특히 정석부분이 취약한 분이 많습니다.

〈처방〉

"정석을 공부할 때는 무조건 외우는 것보다는 주변 상황에 따라 그때 그때 알맞는 정석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석을 제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상황에 맞는 정석을 둘 줄 모르면, 아예 모르는 것보다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조금 전에 둔 바둑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장면도에서 기본정석(참고도)을 약간 비틀어 백4로 협공했더니 8까지 걸려들었습니다. 바로 이런 점이 문제입니다. 조금만 생각하면 당연히 3·三을 파야 한다는 것을 알텐데, 무턱대고 흑5로 뛰어 곤란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K부장님의 경우는 단순히 정석만 알고 있을 뿐이지 정석을 약간 비틀었을 때 변화에 대해서는 공부가 아직 미흡한 것 같습니다. 바둑은 정석만 알아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고 이 부분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이 효과를 볼 것 같습니다."

앞서 사례에서도 나타났듯이 몇 년이 지나도 바둑이 늘지 않는 중급자들 중에는 분명 취약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이를 보충하지 않으면 더 이상 기력향상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가령 포석이 약한 사람은 포석을, 중반전투가 약한 사람은 중반을, 사활이 약한 사람은 사활을, 끝내기가 약한 사람은 끝내기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 취약한 부분을 메워야 비로소 기력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중급자들의 맹점은 무엇일까? 또 앞으로 상급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바둑4인방'에게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