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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의 추격! 중국판 '더 그레이'
 
드디어 7소랑(小狼)까지 등장했다.

한국바둑을 쫓는 '7마리의 늑대'가 있다고 한다. 지난 21일 중국의 바둑칼럼니스트 시즈린(西子林)은 시나바둑과 연계되어 있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중국 '90후 세대'중 유망한 기사 7명을 '七匹狼'라 이름 붙여 소개했다.

90년대 녜웨이핑과 마샤오춘이 조훈현과 이창호에게 꺾인 이래 중국은 새로 등장하는 기사에게 소룡(小龍), 소호(小虎), 소표(小彪)라 칭하며 세대교체를 예고하곤 했다.

예를 들면 창하오, 왕레이, 저우허양이 신예기사시절 '6소룡'에 속했고, 구리와 콩지에는 '10소호'출신이다. 천야오예, 박문요, 저우루이양, 탄샤오 등이 그 뒤를 잇는 '소표'세대다.

중국 내의 기대와는 달리 2000년 중반까지도 이들 '용'과 '호랑이'는 한국바둑을 뛰어넘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 틈에 우리는 '표범'의 고함에도 위기를 느끼는 처지가 되었다. 또 그 뒤를 잇는다는 '이리떼'는 언제라도 등 뒤를 물어뜯을 기세다.

바둑칼럼니스트 시즈린이 꼽은 90 후 세대의 '일곱 늑대' 명단은 다음과 같다.

당이페이(18세) - 비씨카드배 준우승
판팅위(16세) - 응씨배 결승진출
씨에얼하오(14세) - 바이링배 4강 진출
미위팅(16세) - 춘란배, 삼성화재배 16강
리친청(14세) - 삼성화재배 16강
양딩신(14세) - 리광배 우승, 바이링배 32강
황윈숭(15세) - 바이링배 32강


시즈린은 "7랑(狼)의 지위가 결코 안정적이지 않다. 리쉬엔하오(17세 -비씨카드배 32강), 타오신란(17세-바이링배 32강)에서 판윈뤄(7랑에 들어있는 판팅위, 미위팅과 함께 과거 '2판1미'로 불렸다), 통멍청 등이 모두 유력한 경쟁자다"라고 밝혔다.

근 20년 동안 세계바둑계의 주인공이 한국이었기에 '바둑의 종주국'으로 자처하고 싶어하는 중국에게 한국은 꼭 넘어서야 할 대상이다.

바둑의 본질이 왜곡된 국가주의로 흐려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 다만 중국의 끝없는 도전을 받아야하는 한국바둑의 입장에서 '한중대결'은 기전의 경중을 떠나 언제나 조마조마하고 짜릿한 것이 사실이다.

도장 사정에 밝은 한국의 프로기사들은 중국의 어린 기재들 중에는 장래 '박정환급'이 예상되는 수준이 수두룩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이들은 또 언젠가 '늑대'가 아닌 다른 무언가로 이름 붙여져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리안 니슨이 주연한 더 그레이 (The Grey, 2012)라는 영화가 있다. 비행기가 알래스카의 설원에 추락한 후 살아남은 자들이 늑대들에 쫓기며 온갖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삶과 죽음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남은 생존자들은 대부분 원치 않게 목숨을 잃고, 어떤 자는 스스로 희망을 버리기도 한다. 결국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주인공은 칼 한 자루에 의지해 홀로 늑대떼에 맞선다.

이 영화가 나타낸 메세지와 결말과는 무관하게 마지막 장면의 '처절함'만은 언젠가부터의 한국바둑을 연상하게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최후의 생존자 한 명이 도산검림(刀山劒林)을 헤쳐 나가는 무협지같은 스토리는 한국바둑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기도 하다.


▲ '7랑' 중 가장 나이가 적은 3총사(98년생) 양딩신, 씨에얼하오, 리친청(왼편부터)


▲ 당이페이, 미위팅, 황윈숭 , 판팅위(좌상부터 시계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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