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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사랑 전하는 바둑 아가씨
 
왕십리는 바둑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근방에 프로기사들이 매일 대회를 치르는 한국기원과 바둑도장이 있고 많은 프로기사들이 이 지역에 산다. 왕십리민자역사에는 <비트플렉스>가 있다. 유럽형 종합 테마파크 쇼핑몰이다. 1만3382평 부지에 연면적 2만9948평의 국내 최대규모다. 이 건물 2층 이마트 앞엔 단출한 테이블 두 대가 서 있다. 공룡 앞의 염소 같다. 그 옆에서 한 아가씨가 외치는 게 보인다.

“바둑 두시고 노숙인들도 도우세요”

테이블엔 바둑판 4개가 펼쳐졌다. 노숙인을 돕기 위해 성금을 모으는 다면기 행사다. 진행하는 이는 아가씨 혼자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본다. 노인, 아이, 교복을 입은 중ㆍ고등학생들이 다가와 앉기도 하고 구경하기도 한다.

다면기란 고수가 여러 대국을 한꺼번에 진행하는 지도 바둑이다. 프로나 아마정상급 고수가 아니라면 쉽게 할 수 없는 게 다면기다. 이 아가씨 실력이 어느 정도기에.

프로는 아니지만 옆 삼각배너에 적힌 이력을 보니 잘할 것 같다. '2009 전국체전 여자우승, 2010 아마여류국수전 준우승'. 그리고 덧붙이자면 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꼼꼼히 챙기던 주무였다. 맞다. 박정상 9단의 연인….

김여원 아마6단이다. 최근 바둑TV라운지에서 오프라인 강사로 활동하면서 또 기업체에서 강의하면서 바둑 팬들과 한층 더 가까워진 그다. 이곳에서 다면기 행사를 펼친 지는 한 달쯤 된다.

“노숙인 돕기 다면기에요. 바둑 보급을 위해 뛰고 있는 저이지만 얼마 전 할머니들을 위한 자원봉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바둑으로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생각해 보게 됐어요. 그래서 독거 노인을 대상으로 할까 고아를 대상으로 할까 여러 가지를 궁리하고 있었는데 바둑TV 분들께 도움말을 받았어요. ‘노숙인다시서기 지원센터’라는 곳이 있다고 알려주시더라고요.

노숙인을 돕는 곳이에요. 단지 노숙인들에게 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가르치고 취미도 가질 수 있게 하는 곳이라고 하네요. 그런 점이 신뢰가 갔고, 왠지 바둑이랑도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바둑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들 하잖아요. 힘든 상황에 놓이기도 하지만 긴 여정 속의 일부이듯 노숙인들에게 아직 긴 여정이 남아 있다는….”

김 6단은 활달한 성격에 목소리도 크다. 하지만 수백 수천의 인파가 이동하는 곳에 덩그러니 탁자와 바둑판 펴놓고 다면기를 한다는 건 생각만큼 만만치 않았다. “거리에 서는 건 교실에서 강의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더군요” 김 6단이 씩 웃는다.

바둑판을 들고 나선 4월 12일 첫 날엔 한해원 3단과 방송진행자 강나연 아마6단이 응원을 왔다. 해원이 ‘언니’가 다면기 할 사람을 초청하기 위해 외치는 것을 시범으로 보여주었다. 사람들 금세 모였다. 김 6단이 어떻게 이렇게 잘 할 수 있느냐고 물으니 “너도 아줌마 돼봐”라며 웃었다. 두려움은 시간이 지나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

처음엔 세트도 열악했다. 접이식 바둑판이었고 탁자를 구하는 것도 쉬운 게 아니었다.무엇보다도 장소 마련이 잘 될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냥 무턱대고 비트플렉스 조준래 사장님을 찾아갔어요. 바둑을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바둑실력도 프로에게 2점을 놓는 실력이라시고. 바둑으로 하는 일이고 해서 더욱 용기를 냈죠.”

사장님은 흔쾌히 허락했다. 아가씨가 용기를 내어 누군가를 돕겠다며 그것도 혼자서 하겠다고 하니 대견하게 여겼는지 포스터며 여러 홍보 수단에 도움을 주었다. 바둑TV도 도왔다. 테이블과 바둑판 등을 크고 편리한 것으로 제공했다. 이 모든 게 김 6단으로선 든든한 지원이다. “처음엔 모금함도 없어서 돼지저금통을 갖다 놓았는데 동전만 모이더라고요. 지금은 큰 모금함을 구했어요. 이제 만원 짜리도 들어오고… 좀 모여요. 후훗”

매주 화요일 김 6단은 2시부터 5시까지 다면기 행사를 한다. 다양한 연령층이 다면기에 참여하는데 특히 중고등학생들이 참여할 때 더 반갑다고 한다. 젊은층이 바둑과 멀어지는 시대라서 그렇다고 말한다. 오는 6월 14일이면 모인 기부금을 ‘노숙인다시서기 지원센터’에 처음으로 보낸다. 그날 다면기엔 한해원 3단과 심우섭 아마7단도 같이 참여하기로 했다. 김 6단은 계속해서 이 행사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다면기 행사를 벌이는 왕십리 비트플렉스다.

▲ 이날은 어르신들에게 인기를 모았다. 바둑을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는 다면기를 하지 않고 입문강좌를 한다.

▲ 바뀐 모금함. '예쁘죠'

▲ 김여원 6단입니다. '바둑도 두시고 사랑도 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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