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English LG
LG Home English Chinese

생중계
뉴스
기보보기
기보해설
대회개요
대진표
선수소개
역대 우승자 보기
기력향상 길라잡이

쏙쏙바둑정보
에피소드
이홍렬의 바둑이야기
  '아들과 같이 바둑 둘 수 있었을 때가 가장 행복'
 
음...누구의 '아버지'실까?

처음 봤을 때 프로기사의 얼굴을 금새 떠올리긴 어려웠지만 몇 분간 지켜 보니 대략 감이 왔다. 아. 닮았다.

4월 30일 오후 4시, 서울 압구정 선경기원에서 프로기사 아버지들의 바둑대회가 조촐하게 열렸다. 오후들어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비를 피해 얼른 걸어 들어간 기원안은 오붓하다.

원래 '모아(母兒)회'라는 프로기사 어머니들의 모임이 있고, 모아회 모임이 잦아지자 아버지들도 같이 만나게 되어 아버지들의 모임도 생겼다. 현재는 1년에 2~4번 정도의 만남을 가지게 됐다. '모아'회에 맞게 아버지들의 모임 이름은 '부아(父兒)'회다.

도착해서 이야기를 나누던 어머니들이 사진기를 보시자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신다. '사이버오로'라 했더니 가벼운 웃음과 함께 '우리 찍지 말고 우리 아들들이나 많이 찍어 줘요' 주문하신다. - 이미 엄청나게 많이 찍고 있습니다.

친목은 친목이며 바둑은 바둑이다.

함께 간 사이버오로의 손종수 상무는 부모님들과 네 판을 두어 네 판을 모두 지는 불꽃투혼을 발휘하사, '반상의 그리스도'라는 닉네임을 또한 확인하셨다. 좌변을 후려치면 우변까지 대주는 실로 장쾌한 전투바둑으로 대국 상대에게 구원의 기쁨을 선사.

모두가 호선은 아니고, 치수가 있는 접바둑이 많다.

프로기사 부모님들의 기력이 얼마나 될까 궁금했는데 일반 아마추어 애호가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단수와 장문을 아는 정도의 초보자부터 시작해서 프로와 수를 겨룰 수 있는 아마강자 수준까지 폭넓었다.

강동윤 9단의 아버님은 '7년만에 처음 두는 바둑'이라 했고, 원성진 9단과 최철한 9단의 아버님은 평소에도 많이 두시는 편이라 했다. 바둑 최고수는 선경기원의 주인장이시기도 한 원 9단의 아버님이었다.

바둑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모르겠는데, 바둑 초보자급의 아버님들은 어떻게 아들에게 바둑을 직업으로 선택하도록 했을까? 대답이 모두 한결 같으셨다. 실제론 바둑좋아하는 부모님들과 같았다.
"바둑을 워낙 좋아하니까.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한 거죠."

전문기사로 입단해서 바둑인생을 살아가는 자식들을 보며 부모로서 후회같은 것도 있진 않았을까? 몇 분께 여쭤봤더니 역시 부모의 심정이다.
"후회는 없고, 다만 안쓰럽죠."

기력의 차이가 있으면 접바둑을 두고, 같으면 맞뒀다. 장기도 둘 수 있으면 뒀고, 바둑 초보자인 부모님들끼리는 오목과 알까기도 특별히 진행됐다.

박정상 9단의 아버님이 크게 웃으시며 한마디.
"여태 살아오면서 내가 알까기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았다오'

프로기사 아들을 두고 가장 행복했을 때는 언제였을까? 프로기사들은 입단한 순간 자체를 잊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부모님들도 그럴까?

강동윤 9단과 윤준상 9단의 아버님은 이렇게 이야기를 하신다.
"제일 좋을 때는 아이가 한창 바둑이 느는 걸 느낄 때죠. 그리고 아버지와 아이가 같이 바둑을 둘 수 있을 때에요. 손 붙잡고 대회에 데리고 갈 때가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일정 수준이 되면 이제 아이와 바둑을 두기가 힘들다는 걸, 부모가 스스로 알게 됩니다. 좀 슬퍼지기도 하고, 같이 바둑 둘 그때가 좋았다는 느낌도 들고 합니다."

프로의 부모들은 조금씩 바둑을 두기도 하지만 주로 관전만 하는 경우도 많았다. 프로들은 부모님 말을 잘 들을까? 역시나 이구동성이다.
"아유.. 벌써 다 컸다고 말을 안들어요, 옛날에는 듣는 시늉이라도 하더니 이제 말을 듣지를 않아요."

▲ 최철한 원성진의 라이벌전? 왼 쪽이 최철한 9단의 부친, 오른 쪽은 원성진 9단의 부친, 원 9단의 부친의 기력은 아마강자급이다.

▲ 김기용 5단의 부친(좌)과 윤준상 9단(우)의 부친간 대국.

▲ 강동윤 9단의 부친(우)은 바둑판에 돌을 놓은 것이 7년만이라 했다. 상대는 조선일보 이홍렬 기자

▲ 이용수 6단의 부친(우)이 아버지들의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최고 연장자이시기도 하다.

▲ 사실은 장기도 고수라오. 원성진 9단의 부친(좌)과 이영구 9단(우)은 장기도 고수급이다.

▲ 위기십훈

▲ 심혈을 기울인 이 한 번의 알까기! 조한승 9단의 부친이 집중한 채 돌을 겨누고 있다. 앞에는 박정상 9단의 부친.

▲ "내 오늘에서야 바둑이 아니라 알까기에 재주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어찌 기쁘지 아니하겠소.", 알까기에서 승리한 박정상 9단의 부친(우)이 크게 웃었다. 옆에는 최원용 6단의 부친.

▲ 기원 전경, 조한승 9단(노래가 9단이라고 함)의 부친이 관전하고 있다. 박정상,조한승 9단, 최원용 6단의 부친은 바둑 초보자지만 아들들의 바둑은 빠지지 않고 본다.

▲ 프로기사 어머니들의 오목, 워낙 돌이 많아 바둑처럼도 보이는데 오목이었다. 승부근성을 발휘하다보니 바둑판을 가득 메울 기세다. - 근성은 역시 유전이로군요.

▲ 원래 아버지들의 모임은 없었다. 어머니들의 모임인 모아회는 최소 한달에 1번, 많게는 주1회 모임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들의 모임은 이 모아회에서 파생됐다.
Top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