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기자단은 29일 특별한 초대를 받았다. 국수 이창호 9단-이도윤 부부의 집들이가 저녁 7시부터 열리기로 되어 있었다. 기자들은 각자 있던 곳에서 시간에 맞추어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목련아파트로 향했다.

지하철 3호선 일원역 아주 가까이에 이 국수의 집이 있었다. 초인종을 누르니 이창호 9단과 이도윤 씨가 반갑게 맞이한다. 마주 인사를 하고 나니 자동적으로 한쪽 눈이 집 구조를 살핀다. 방 3개 거실 하나. 벽에 액자 하나 걸려 있지 않았고 못 하나 박혀 있지 않았다. 벽지엔 꽃이 그려져 있는데 부조처럼 튀어나와 입체적으로 보였다. 심플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이 부부의 선호가 드러나는 듯했다.

이미 기자들이 많이 도착해 있었다(합쳐 스무명이 약간 넘었다). 음식이 뷔페식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이도윤 씨가 잠깐 상을 정리하는 사이 이창호 9단이 방을 구경시켜 주었다. 현관에서 가까운 곳에 바둑을 공부하는 방이 있었다. 이윽고 거실로 걸음을 옯긴 이 9단은 지금껏 탄 수많은 상패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포즈도 취해주었다.




거창한 인사말보다는 음식을 먼저 뜨자는 마음을 같이했다. 부부는 기자들과 즐거운 대화를 시작했다.

- 프로기사, 지인들을 초청한 집들이가 여러 번 있었을 텐데 바쁘셨겠습니다.
“(이도윤) 네, 정신 없었어요. 이번이 일곱 번째쯤 되나… 그동안 대 여섯번쯤 한 것 같아요.”
- 이 국수님에게 요리는 많이 해 드리나요?
“(이도윤) 된장찌개, 김치찌개, 돈까스 이런 것들을 해드리죠. 밥도 결혼하고 나서 처음 해보는 거죠. 물론 전기밥솥이 하지만…(웃음).”
“(이창호) 돈까스 같은 것은 손이 많이 가나봐요. 처음에 만들 땐 3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 도윤 씨, 제 때보다 늦게 밥을 차려 주면 시장기 때문에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요령으로 알아두세요~
“(이도윤) 히히”
“(이창호) 이미 잘 알고 있는 것 같던데요(웃음)”
- 부부싸움 해 본 적 있나요?
“(이도윤) 네, 있어요. 언성도 높이면서 크게 싸운 적 있었죠”
- 무슨 일 때문에…?
“(이도윤) 아주 사소한 걸로요. 별 건 아니었어요(웃음)”
- 각방 쓰거나 한 건 아니겠죠?
“(이도윤ㆍ이창호) 하하, 그런 건 절대 없어요.”





- 두 분도 피곤하실 텐데 쉬셔야죠.
기자들은 저녁 9시쯤 되어 깨가 쏟아지는 이창호ㆍ이도윤 부부의 신혼집을 뒤로 했다.